사보임 팩스제출…채이배 6시간 감금…회의실 점거

문희상 국회의장이 25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바른미래당 간사인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상임위·특위 의원 교체)을 허가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바른미래당 다음 간사인 채이배 의원실을 점거하자 채 의원이 창문을 통해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관철하려는 여야 4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자유한국당이 25일 ‘건곤일척’의 대결을 벌였다.

여야 4당은 당초 합의대로 이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태우려고 하고, 한국당은 이에 맞서 ‘회의장 점거 투쟁’이라는 물리적 수단을 동원하면서 양측은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치킨게임’을 이어갔다.

이번 패스트트랙 처리는 20대 국회 운영의 주도권과 입법 전쟁을 둘러싸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한국당 간의 힘겨루기 향방을 좌우하는 중대분수령이라는 점에서 그 결과가 크게 주목됐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오전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사개특위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을 강행했다. 오후에는 나머지 사개특위 위원인 권은희 의원을 임재훈 의원으로 변경하며 혹시나 발생할지 모를 돌발상황에도 대비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의 사개특위 의결정족수(11명·재적 위원 18명 중 5분의 3 이상) 부족 사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 사개특위의 여야 4당 의원 수는 11명(민주 8명, 바른미래 2명, 평화 1명)이라 한 명의 이탈만 있어도 패스트트랙은 물 건너갈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다만 당 지도부는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이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 국회 의사과에 모여 인편 접수를 저지함에 따라 팩스로 신청서를 제출했다.

여야 4당은 사보임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패스트트랙 열차를 본궤도에 올리려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양당 사개특위 위원 등은 이날 오후 운영위원장실에 모여 사법개혁 법안의 최종 조율 작업에 나섰다.

오 의원 대신 사개특위에 투입된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도 사개특위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한국당 의원들의 ‘의원실 감금’에 발이 묶였다. 채 의원은 6시간 넘게 자신의 의원회관 사무실에 갇혀 있다가 오후 3시15분쯤 ‘탈출’에 성공해 사개특위 회의에 합류했다.

한국당은 전날 밤부터 정개특위, 사개특위 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이는 회의장들을 점거했다.

정개특위 회의가 주로 열렸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445호)과 사개특위 회의장인 245호, 220호 회의실이 점거 대상이었다.

한국당은 장내 투쟁에 더해 27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소속 의원 전원과 당원 등이 참석한 대규모 항의 집회를 계획하며 공세 수위를 높여갈 방침이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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