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정시확대 권고 무시…학생부교과전형 3배 늘린다

  • 입력 2019-04-25 07:29  |  수정 2019-04-25 07:29  |  발행일 2019-04-25 제12면
2021학년도 입시 계획 발표
지원금 받기위한 ‘고육지책’

지금 고2 학생들이 보게 될 2021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고려대가 내신 위주로 학생을 뽑는 학생부교과전형 비율을 3배가량 늘리기로 했다. 교육부의 ‘정시 확대’기조에서 벗어난 것으로 다른 대학의 대입 전형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고려대는 지난달 말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학생부교과전형(학교추천Ⅰ)을 30%로 늘리는 안을 담은 2021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계획을 제출했다.

학생부교과전형은 내신 성적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이다. 일부 학교는 내신 100%를, 고려대는 2020학년도 기준으로 내신과 면접을 모두 본다.

고려대는 올해 입시에서 학생부교과전형으로 10.5%(400명)를 뽑기로 했지만 2021학년도에는 이 비율을 세 배 가까이 늘리면서 1천명이 넘는 신입생을 내신 위주로 뽑을 것으로 보인다. 학생부교과전형 비율을 늘리면서 수시모집의 다른 전형 비율은 조금씩 낮출 계획이다.

고려대가 이처럼 학생부교과전형 비율을 대폭 늘린 것은 2022학년도까지 정시 비율을 30%로 확대하라는 교육부 방침을 피하면서도 지원금을 받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교육부는 지난해 공론화를 거쳐 각 대학에 2022학년도 입시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정시 전형) 비율을 30% 이상으로 늘리도록 권고했다.

교육부는 정시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정시 비중을 늘리지 않는 학교는 입학사정관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서 배제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다만 학생부교과전형 비율이 30% 이상이면 권고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현재 학생부교과전형 비율이 30%를 넘는 학교가 대부분 지방 대학으로 사실상 정시 확대의 ‘타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주요 대학이 정시 비중을 30% 이상으로 늘리도록 유도하고 나머지 대학은 차차 따라오게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고려대는 이런 교육부 계획의 ‘허점’을 파고든 셈이다.

2022학년도까지 학생부교과전형을 30%로 유지하면 정시 비중을 30%까지 늘리지 않더라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대는 학생부교과전형 비율 확대 이유에 대해 “대교협 최종 심의가 진행 중"이라고만 답했다.

이와 관련해 대교협 관계자는 “정시보다는 수시로 뽑힌 학생들의 반수·자퇴 등 이탈률이 낮고 학업성취도도 더 좋은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대학 입장에서는 ‘줄세우기’식인 수능보다는 수시로 학생을 뽑고 싶은 게 당연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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