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변호사 90여명 “대법원장 사퇴하라”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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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24 07:15  |  수정 2019-04-28 20:21  |  발행일 2019-04-24 제1면
전체 639명 중 15%가 동참
시국선언 성격의 성명 파장

대구경북 변호사들이 문재인정부에 대한 비판과 함께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해 파장이 일고 있다. 민주화시대 이후 지역 변호사들이 시국선언 성격이 짙은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성명에 동참한 변호사는 90여명으로 지역 전체 639명(대구 503명, 경북 136명)의 15%에 해당한다.

법의 날(25일)을 이틀 앞둔 23일 지역 변호사 90여명은 ‘헌법적 가치와 법치주의 수호’란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법치주의 확립 △3권 분립 헌정질서 수호 △헌정질서 훼손행위 중단 △문명국가로서의 기본적 인권보호의무 등을 결의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정치·외교·안보·경제 등 모든 분야가 잘못된 정책과 갈등으로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데도 이 정권은 아집과 독선으로 위기를 부추기며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때일수록 화합과 화해의 길로 나가야 하지만 전가의 보도처럼 ‘반동’이란 용어가 내뿜던 끔찍한 기억을 연상케하는 ‘적폐’ 운운의 방편으로 반대세력을 향해 공권력을 휘두르는 데 도취돼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한(73·사시 10회)·김익환 변호사(69·사시 22회)는 이날 영남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여당이 김경수 경남도지사 재판을 맡았던 재판부를 비난하는 행위는 사법부의 권위를 크게 훼손시키는 것”이라며 “이러한 사법부 현실 등이 안타까워 한 달 전부터 성명을 준비했다”고 했다. 이어 두 변호사는 “대법원장은 외부의 비판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고 있다. 이는 역대 대법원장 재직 시절에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대구의 한 변호사는 “현 정부와 사법부가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장으로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하는데, 사퇴를 요구한다면 사회적으로 엄청난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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