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모터쇼 트렌드는‘친환경차’…스타트업도 200여대 도전장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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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23 07:34  |  수정 2019-04-23 07:34  |  발행일 2019-04-23 제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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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브랜드가 세계 최초로 공개한 전기차 기반 콘셉트카 ‘민트 콘셉트’와 기아차의 전기차 ‘하바니로’ 콘셉트카(아래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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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를 막론하고 세계 모터쇼의 단골 주제는 전기차와 수소차로 대표되는 ‘친환경’이다. 모터쇼는 2014~2015년까지만 해도 미래지향적인 모빌리티의 의미가 강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대중화를 앞두고 친환경차 기술의 각축장으로 변모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각)부터 열리고 있는 중국 ‘2019 상하이 국제 모터쇼’와 이튿날 개막한 ‘2019 뉴욕 국제오토쇼’에서도 마찬가지다. 내연기관 차량을 만드는 전통적인 자동차 강자들은 친환경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고, 스타트업들도 친환경차 200여대를 선보이며 전기차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상하이 모터쇼
글로벌완성차업체, 中시장 공략
폴크스바겐, SUV‘ID 룸즈’첫선
30분간 총용량의 80%까지 충전
GM·닛산 등도 순수전기차 내놔

◆뉴욕 모터쇼
제네시스 ‘민트 콘셉트카’공개
1회 충전으로 약 321㎞ 주행가능
기아, 트윈모터 탑재 ‘하바니로’


◆전기차 각축전된 상하이 모터쇼

이번 상하이 국제 모터쇼는 급성장 중인 중국 전기차 시장을 잡기 위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경연장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만큼 월드프리미어 전기차 모델이 적잖게 전시됐다.

이 중 폴크스바겐그룹의 중국 시장 공세가 가장 적극적이다. 폴크스바겐·아우디·스코다 등 대중차 브랜드를 통해 최근 전기차를 선보이며 전기차 명가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특히, 대형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D 룸즈’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폴크스바겐은 콘셉트카로 선보인 ‘ID 룸즈’를 2년 안에 양산형으로 개발해 중국 시장에 가장 먼저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ID 룸즈’는 넉넉한 공간의 대형 전기차 SUV로 2021년 중국에서 처음 판매될 예정이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450㎞까지 주행할 수 있고, 고속 충전 시스템을 통해 약 30분 만에 총용량의 80%까지 재충전이 가능하다는 게 폴크스바겐 측의 설명이다.

GM은 뷰익 모델의 순수 전기차를, 닛산은 오는 8월에 판매될 중국 전용 순수전기차 ‘실피’를 전시했다. 아우디는 ‘e-트론’과 ‘Q2L e-트론 시리즈’를 선보였다. 인피니티는 전기차 스포츠 세단 콘셉트카 ‘Qs 인스퍼레이션’을 공개했다.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로 중국 시장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이 중국이기 때문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기차, 하이브리드 차량 등 친환경차 판매량은 130만대로 세계 전체 시장의 반을 차지했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BMR컨설팅에 따르면 지난 1~2월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증가한 14만9천대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배터리 전기차 판매량 확대가 눈에 띈다. 전체 10대 중 8대가 배터리 전기차였다.

게다가 최근 중국 차의 성장은 글로벌 완성차들에 양·질적으로 위협적이다. 미국·독일·일본·한국 등 자동차 강국이 바짝 긴장해야 할 수준이다.

중국 시장에서 폴크스바겐·GM에 이어 점유율 3위인 지리자동차는 전기차 ‘지오메트리A’를 선보였다. 한번 충전으로 410㎞까지 주행할 수 있고, 공기저항계수(cd)는 0.23에 불과한 전기차다. 현존 양산차 중 가장 낮은 cd를 자랑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A클래스 세단(0.22)과 맞먹는 수준이다. 지리차가 최근 인수한 볼보의 플랫폼(뼈대)을 기반으로 개발해 안전성도 높다는 게 강점이다. 지리차는 중국 시장을 넘어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목표다.

또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니오는 전기차 세단 ET를 공개했다. 니오는 레노보·바이두와 같은 중국 IT(정보기술)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2014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내년에 출시될 이 차량에는 완전 자율 주행의 직전 단계인 ‘레벨4’ 자율 주행 기술이 적용됐다.

벤츠·현대차와 같은 전시관에 전시 부스를 차린 샤오펑은 자율 주행 레벨3 기술을 적용한 고급 전기 세단 P7을 전시했다. 이 차량은 올해 말 출시된다.

중국 업체들은 상하이 모터쇼를 전후해 이달에만 14개에 달하는 전기차 신모델을 출시했다. 둥펑자동차는 중국 화웨이와 손잡고 개발한 전기 자율 주행 버스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중국 업체의 전시 부스 규모는 폴크스바겐·혼다·도요타와 같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맞먹거나 그보다 더 컸다. 상하이자동차그룹은 아예 1.1관 전체를 통째로 빌려 그룹 전용 전시관으로 만들었다. 상하이 국제 모터쇼는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의 기세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에서는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SK이노베이션 등 전기차 배터리 업체도 전기차 기술력을 자랑하기 위해 참가했다.

현대차는 중국 전략형 SUV 신형인 ix25와 중국형 신형 쏘나타, 엔씨노(한국명 코나) 전기차, 링둥(한국명 아반떼)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4종을 최초로 공개했다. 소형 SUV ix25는 5년 만에 2세대 모델로 하반기에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선보인 차량 4종 중 2종은 친환경차다. 하반기에 엔씨노 전기차와 링둥 플러그인하이브리드로 친환경차 라인업을 확대해 중국 정부의 친환경차 판매 의무제 등 규제 강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뉴욕 모터쇼, 전기차·신차 대거 공개

2019 뉴욕 국제오토쇼에서도 전기차와 신차의 향연이 펼쳐졌다.

제네시스는 지난 17일부터 미국 뉴욕 제어컵 재비츠 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뉴욕 국제오토쇼에서 세계 최초로 전기차 기반 콘셉트카 ‘민트 콘셉트(Mint Concept)’를 공개했다. 제네시스의 두 번째 전기차 기반 콘셉트카로 1회 충전 시 약 321㎞를 주행할 수 있다. 통상 트렁크 문은 차량 뒤쪽에 설치되지만, 민트 콘셉트에선 측면에 설치됐다. 트렁크 대신 설치한 수납 공간의 문은 날개 모양으로 설계했다.

내부는 스티어링 휠(운전대)이 원형이 아닌 직사각형으로 디자인됐다. 스티어링 휠에 장착된 화면에 차량 정보가 표시된다. 운전대 양쪽에는 내비게이션 작동 등을 위한 6개의 버튼을 배치했다. 시선이 분산되지 않도록 신경 쓴 것이다.

기아차는 EV 콘셉트카 ‘하바니로(HabaNiro)’를 선보였다. 독특한 디자인의 ‘하바니로’는 중남미의 매운 고추 이름인 ‘하바네로’에서 이름을 따왔다. 기아차는 새로운 EV 콘셉트카에 핫한 내·외관을 뜻하는 차명을 붙였다. 실제로 내장재 등에는 고추를 의미하는 빨간색이 곳곳에 쓰였다. 하바니로는 트윈 전기모터가 탑재된 EV 크로스오버 콘셉트카로, 1회 충전시 482㎞ 이상 주행 가능하다.

또 e-4WD 시스템 및 다양한 편의사양이 적용돼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기존 니로 EV의 장점을 계승하면서, 오프로드 주행까지 거뜬히 수행해내는 크로스오버 차량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하바니로에는 생체 인식 기술을 통해 승객의 건강 및 감정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실시간 감정반응 차량제어(R.E.A.D) 시스템’도 적용됐다. 운전자의 생체 신호를 자동차가 인식, 차량 내의 오감 요소를 통합 제어해 실시간으로 운전자의 감정과 상황에 맞게 차량의 실내 공간을 최적화하는 기술이다.

전기차에 이어 올해 출시되는 신차도 대거 등장했다. 현대차는 새로운 소형 SUV ‘베뉴(VENUE)’를 처음 공개했다.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베뉴는 현대차의 SUV 라인업 가운데 크기가 가장 작다. 트렌디한 디자인의 엔트리(생애 첫차) SUV를 기본 개념으로 개발한 차다. 실내는 테두리가 없는 8인치 멀티미디어 시스템과 원형 디스플레이의 공조 버튼, 개방형 수납공간 등을 갖췄다.

기아차는 스팅어 GTS를 뉴욕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스팅어 GTS는 올 하반기 미국 시장에서 800대 한정모델로 출시될 계획이다.

스팅어 GTS는 기존 후륜 구동 시스템(RWD)과 함께 기아차가 새롭게 개발한 다이내믹 사륜 구동 시스템(D-AWD)이 적용된 모델이다. 다이내믹 사륜 구동 시스템(D-AWD)에는 동력의 100%를 뒷바퀴로 전달해주는 드리프트 모드가 추가로 탑재된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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