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빠져나간 대구 앞산카페거리, 고비 딛고 ‘부활’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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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23 07:23  |  수정 2019-04-23 08:34  |  발행일 2019-04-23 제2면
커피 일색서 채식·디저트·다이닝
갤러리·공방 결합 형태 등 다양화
골라 먹고 보는 재미까지 개성만점
20190423
대구 남구 앞산카페거리에 새로 입점한 한 디저트 카페가 손님으로 가득하다.

때이른 초여름 날씨로 옷차림이 가벼워진 지난 20일 오후, 3개월 만에 다시 찾은 대구 남구 앞산카페거리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카페거리의 중심에 위치한 3층 건물 지상 주차장은 만차를 이뤘고, 옥상과 테라스에 마련된 테이블에는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가게 내부는 사진을 찍고 대화를 나누는 손님으로 가득했다. 손님이 사라지면서 이례적으로 사업장 철수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던 스타벅스(영남일보 1월28일자 8면 보도)가 자리했던 바로 그 건물이다.

‘남구 5대 맛길’이자 ‘2018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됐지만 경기 침체와 콘텐츠 부족 등으로 손님이 돌아오지 않으면서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마저 자아내던 앞산카페거리가 새로운 변신으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수익이 나지 않으면서 손 털고 나간 대형 프랜차이즈 자리에 개성 있는 가게들이 하나둘 들어서고 있는 것. 특히 불과 1년 전만 해도 커피전문점 일색이었지만 최근엔 채식·디저트·다이닝 등 업종도 다양화하고 있다.

카페거리의 중심으로 한때 스타벅스가 입점해 있던 건물에는 디저트 전문 카페가 신규 입점했다. 이 카페를 운영하는 백은경씨(여·48)는 “커피보다 디저트를 위주로 하는 카페”라며 “20여 가지의 케이크와 제과는 저마다 고유의 맛을 가지고 있다. 자리가 자리인 만큼 거리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맞은 편 카페베네 자리엔 채식카페가 들어섰다. 채식주의자뿐 아니라 건강한 식단을 찾는 손님으로 가게는 북적였다. 인근의 초대형(총 2천194㎡) 다이닝 카페 역시 SNS상에서 유명해지면서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외에도 미술 갤러리나 공방과 결합한 형태의 카페도 발길을 잡고 있다.

방문객들은 변화하는 앞산카페거리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곳에서 만난 김민정씨(여·25)는 “카페거리가 예전과 달라졌음을 느낀다"며 “볼거리와 먹거리가 보다 다양해졌다.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특색 있는 가게들로 거리가 확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영세업자의 폐업은 여전히 문제로 지적된다. 남구청 위생과 관계자는 “업체 스스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맛집 메이크업’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맞춤 컨설팅을 지원하는 한편 소상공인진흥공단과 연계해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규모가 큰 업체뿐 아니라 영세업자도 상생할 수 있도록 마을권역의 먹거리 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정우태 수습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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