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의 대학 입시 로드맵] 첫 고등학교 내신시험 준비하는 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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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22 07:50  |  수정 2019-07-01 07:55  |  발행일 2019-04-22 제16면
20190422
<대학입시컨설턴트·박재완 입시전략연구소장>

입학한 지도 얼마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중간고사라고 새벽까지 네 방의 불빛을 보며 이제 우리 딸 다 컸구나 하는 생각도 들면서 한편으로는 안쓰러운 마음도 드는구나. 얼마 전 수업 시간에는 분명히 선생님의 설명을 다 이해했고 혼자 힘으로도 풀어봤던 문제가 다시 풀어보니 안 풀린다고 속상해 하며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보니 뭐라 위로를 하고 힘이 나는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나도 속상하더라.

그런데 예전 같으면 포기했을 것인데 이제는 포기하지 않고 눈물을 씻고 다시 책상 앞에 앉는 너를 보며 많이 큰 것 같아 기쁘기도 했다. 힘들다고 어렵다고 피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또 도전하는 네 모습에 아빠는 흐뭇하기도 했다.

그래, 그거면 됐다. 결과까지 좋으면 가장 좋겠지만 결과가 네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렇게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네가 피하지 않고 온 몸으로 부딪혀 보는 경험을 하는 것으로도 중간고사를 준비하는 너의 모든 시간이 네 삶의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에서 내신은 중요하다. 현재 대입의 상당 부분이 고등학교 내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내신은 모두 열두 번의 시험, 그중 수시모집에 반영되는 열 번의 시험 중 하나일 뿐이다. 아직 많이 남았다고 안심하라는 것은 아니고 겁주려고 하는 말은 더더욱 아니란다. 이번에 잘 치면 시작을 잘 한 것이고 반대로 못 치면 열 번 중 한 번 실수한 것일 뿐이다. 고등학교 생활을 하며 네가 넘어야 할 여러 많은 산봉우리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 모든 봉우리를 손쉽게 넘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어떤 때는 죽을 듯이 힘들 때도 있고 어떨 때는 콧노래 부르며 넘을 때도 있을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준비하는 너의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최선을 다해야 그 결과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고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때 나름의 요인을 분석할 수 있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다음에는 지금보다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란다.

그리고 10개의 봉우리를 모두 넘었지만 그 최종 결과가 부족하더라도 또 다른 길이 있단다. 풀밭 위에 난 길이 반드시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듯 어떤 목적지를 향해 가는 길은 여럿이 있는 것이 이 세상이더라. 대입 역시 하나의 길만 있는 것은 아니니, 아직 나오지도 않은 최종 결과를 상상하며 겁먹지 말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경험을 통해 네가 보다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험보다 더 멋있고 아름다운 경험을 통해 성숙한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하구나.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니 이를 통해 성숙해지는 과정으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

힘든 것을 회피하지 말고 두렵다고 움츠리지 말자. 있는 힘껏 도전해 보자. 그리고 부족한 면을 객관적으로 살피고 보완해보자.

시험 준비과정을 통해 보다 나은 삶의 태도를 연습할 수도 있다. 시험이 앞으로 펼쳐질 네 삶의 연습장이 될 수 있을 것도 같다.

한번 해 보자. 너의 모든 것을 한번 발휘해 보자. 그리고 그 결과를 당당하게 받아들이자.

사랑하는 내 딸아.
 <대학입시컨설턴트·박재완 입시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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