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 1·2동 주민 밤길안전 책임지는 태양광보안등

  • 박태칠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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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17   |  발행일 2019-04-17 제13면   |  수정 2019-04-17
대구동구자원봉사센터 직원들
2015년 설치시작…區전역 확대
해당지역선 5대범죄 20% 감소
신천 1·2동 주민 밤길안전 책임지는 태양광보안등
2015년 5월 대구 신천1·2동 골목에 설치한 태양광등이 4년이 지난 지금도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지난 12일 늦은 밤 ‘불 잘 들어옵니다. 환하고 좋아요’라는 문자와 함께 전송받은 사진을 본 대구 동구자원봉사센터 직원들은 환한 미소와 함께 박수를 쳤다. 사진은 4년 전 동구 신천1·2동 행정복지센터 앞 골목길에 설치했던 작은 태양광 등이 골목길을 밝히는 모습이다. 값이 2만원도 안 되는 그 손바닥만 한 태양광등이 4년간 작동 중이라니 직원들은 믿기지 않았다. 도대체 4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당시 신천동의 한 주민이 자원봉사센터로 전화를 했다. 주택가 밤길이 어두운 탓에 밤늦게 귀가하는 딸을 위해 방범순찰 봉사를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봉사센터 직원들은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한 직원이 SK이노베이션에서 실시한 대학생 공모 수상작인 ‘태양광유기 발광 다이오드(LED) 보안등’을 신문 기사로 읽고 아이디어를 냈다. 태양광 셀과 LED등을 결합한 태양광보안등(반딧불)을 설치하자고.

봉사센터 직원들은 기업체에 수차례 전화를 걸어 사용 승낙과 함께 제품 구입처를 알아냈다. 마침내 2015년 5월21일 동네 골목길에 태양광등 45개를 봉사자들이 직접 설치했다. 골목에 전등이 켜지자 주민들의 호평이 이어졌고 인근 지역에서도 설치 요청이 들어왔다. 센터에서는 이 사업을 ‘반딧불 천사(1004) 프로젝트’로 명명하고 동구에 1천4개의 보안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당초 정해놓은 예산이 없어 부족한 부분은 후원금으로 충당했다.

첫해인 2015년에 태양광보안등 371개, 이듬해엔 동부경찰서와 함께 우범지역 환경개선을 위한 사업으로 확장돼 282개 등 지금까지 모두 957개를 설치했다. 당초 목표한 1천4개에서 47개를 남겨놓고 있다.

성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보안등이 설치된 지역에는 5대 범죄가 20.3% 감소했으며, 조사 이래 처음으로 동구지역 주민체감 안전도가 70점을 넘어섰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경남도청과 광주 광산구청을 비롯해 전국 27개 공공기관에서 벤치마킹을 했다. 봉사센터는 2016년도 전국 최우수 자원봉사 프로그램상과 제1회 대한민국 범죄예방 대상을 받았다.

글·사진=박태칠 시민기자 palgongsan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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