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에서 언어재활치료사로 근무 중인 장만순씨가 김봉옥 원장으로부터 아기 배냇저고리를 선물받고 기뻐하고 있다. |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북구 학정동)에서 언어재활치료사로 근무 중인 장만순씨(34)는 지난달 25일 원장실을 찾았다가 감동의 탄성을 질렀다. 이 병원의 김봉옥 원장에게서 배냇저고리, 꽃수가 놓인 발싸개, 아이 싸개 등이 가지런히 들어있는 선물상자를 받았기 때문이다.
함께 들어 있는 카드에는 ‘에티오피아의 6·25전쟁 참전용사 후손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기 위해 70대 여의사가 손수 바느질을 한 귀한 선물’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임신 8개월째인 장씨는 “직장 여성이 출산 휴가를 받는 게 불편할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공식적으로 원장님으로부터 축하를 받으니 축복받는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김 원장의 이날 선물은 70대 내과 전문의 김용진씨(여)가 직접 바느질한 옷이다. 김 원장은 우연히 김씨를 만나 바느질하는 사연을 듣고 감동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김씨는 요양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일 외에 시간날 때마다 6·25전쟁 참전 에티오피아인의 후손을 돕기 위해 아기 옷을 만든다고 한다. 병원장 부임 후 직원에게 특별한 이벤트를 하고 싶었던 김 원장은 김씨 사연을 듣고 사비를 들여 한꺼번에 아기 옷 100개를 주문했고, 이를 임신한 병원 직원에게 그동안 선물해 왔던 것이다.
김 원장은 “김씨가 시장에 가서 직접 옷감을 떠 온다. 바느질을 할 땐 이 옷을 입는 아이가 잘됐으면 좋겠다는 기도를 한다고 한다. 할머니가 태어날 손주를 위하는 마음이 녹아있는 듯하다”고 소개했다.
김 원장으로부터 배냇저고리를 선물받은 이 병원 근무자는 지금까지 15명에 이른다. 출산 휴가에 들어간 산모는 선물로 받은 배냇저고리를 아기에게 입힌 채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김 원장에게 보내오고 있다.
김 원장은 “아이 키우는 일이 제일 잘하는 일이다. 이 시기를 잘 넘기고 당당하고 멋있게 돌아오라”며 격려했다.
글·사진=조경희 시민기자 ilikelak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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