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학년 확대땐 年 대구 584억·경북 370억원 필요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고교무상교육 시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당정청 협의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대통령비서실 김연명 사회수석 등이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2학기부터 고교무상교육이 단계적으로 실시됨에 따라 대구시·경북도교육청이 구체적인 예산 확보방안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9일 당정청이 발표한 방안에 따르면 각 교육청은 고교무상교육 실소요액의 47.5%를 부담하게 된다. 단 올 2학기 소요 예산은 각 교육청 자체 예산으로 편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재원 세부 분담안을 놓고 전국 교육청별로 정부와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고교무상교육이 순항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우려되고 있다.

◆대구

9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2학기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상교육을 시행할 경우 총 195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자율형사립고와 사립 특수목적고 등을 제외한 고교 3학년생 약 2만4천명을 대상으로 수업료·학교운영지원비·교과서대금 등을 지원하는 비용을 따져본 수치다. 기존 저소득층 지원 교육예산이 시교육청 59억원, 지자체 2억원인 만큼 올해 추가로 드는 예산은 134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시교육청은 2학기 고교무상교육 예산을 일단 자체 예산으로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고교무상교육이 2021년 전 학년으로 확대되면 연간 1천168억원 안팎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물론 이 금액을 모두 시교육청이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와 교육청이 각각 절반씩 분담하기로 함에 따라 대구시교육청은 연간 584억원 안팎의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의 내국세 초과 징수에 따라 올해 교육부에서 추가 교부 예정인 지방교육재정부담금과 교육청의 시설환경개선비, 각종 운영비 등을 절감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북

경북지역 고교 3학년 2학기 무상교육을 시행하기 위해선 모두 77억여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날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경북지역 고교(자율형사립고·사립 특수목적고 등 제외) 3학년생은 모두 2만3천200여명이다. 이 가운데 교과서 대금은 모든 학생이 무상 대상이다. 저소득층엔 이미 교육비 전액이 무상지원되고 있고, 다자녀도 수업료를 무상지원하고 있다. 따라서 실제 수업료 무료 대상은 1만4천500여명, 학교운영지원비는 1만8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도교육청은 추산했다.

도교육청은 고교 2·3학년이 무상교육 대상이 되는 2020년엔 4만5천여명의 학생에 최대 500억원(수업료·학교운영비·교과서대금)의 무상교육비가 지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도내 고교 전체가 대상이 되는 2021년엔 6만8천여명에 75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여 도교육청은 370억원 가량의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

문제는 경북의 어려운 재정 여건에 비춰 예산 확보 방안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9일 당정청 협의 결과 고교무상교육 실현방안이 발표됐지만 최종 확정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아직 교육부로부터 구체적 실행 계획이 내려온 게 없어 단정적으로 밝히기가 어렵다”면서 “도교육청은 무상교육에 필요한 재원 마련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정부 정책이 빠르게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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