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벨 못 들었어요"…목욕탕 건물 옥상으로 대피하며 아수라장

  • 입력 2019-02-19 00:00  |  수정 2019-02-19
2명 사망·52명 중경상, 107가구 아파트 주민 이른 아침 날벼락

 "시커먼 연기가 창밖으로 올라와서 복도로 나왔는데 이미 내려갈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주민 10여명과 바로 옥상으로 대피했죠."


 19일 이른 아침 불이 난 대구 도심 사우나 건물 위층 아파트에 사는 박정수(82)씨는 2시간도 채 안 된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두 눈부터 질끈 감았다.


 불이 난 중구 포정동 사우나 건물에는 소방 경보장치가 설치돼 있지만, 이 건물7층에 사는 박 씨는 아무런 비상벨을 듣지 못했다.


 박 씨는 "대피방송도 비상 알람도 전혀 안 들렸다"며 "그때 창밖을 보지 않았으면 불이 난 줄 모르고 피해를 봤을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 건물 5층에 사는 우모(50) 씨는 다행히 비상벨을 들었다.


 우 씨는 "아침 7시 조금 지나서 매캐한 냄새가 났다"며 "뭐가 타나 싶어서 집안을 둘러보는데 불이 났다는 소방 비상벨을 듣고 신발부터 신고 뛰어나왔다"고 말했다.


 불길은 이날 오전 7시 11분께 이 건물 4층 사우나 입구에서 시작됐다.
 이 불로 2명이 숨지고 52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중 1명은중상이다.
 불이 난 건물은 7층 규모로 1∼2층은 식당 등 상가가 들어서 있고 5층 이상은 아파트로 사용돼 107가구가 살고 있다.


 긴급출동한 소방당국은 소방차 등 50여대를 동원해 20여분 만에 큰 불길을 잡았다. 그러나 비가 내리는 가운데 건물 7층과 옥상 사이에서 다시 연기가 계속돼 오전10시 현재 남은 불씨를 끄는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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