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진흥재단의 한약재 이야기 - 지치] 성질 차고 특유의 냄새…열독 없애고 피부질환에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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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19 08:36  |  수정 2019-02-19 08:36  |  발행일 2019-02-19 제21면
[한약진흥재단의 한약재 이야기 - 지치] 성질 차고 특유의 냄새…열독 없애고 피부질환에 효과

어느덧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다. 우수는 매서운 추위가 물러가고 새싹이 돋아나는, 봄을 알리는 절기다. 이제 싹이 난 약초와 그 쓰임을 알아보는 역동의 시기가 시작된 것이다.

지치는 여러해살이풀로 5~6월 흰색 꽃이 피며 남부지역, 특히 진도에서 재배가 많이 된다. 국내 자생종으로 지치, 개지치, 반디지치 등 3종이 있으며, 분류학상 속명이 다르지만 이름에 지치가 붙는 식물로 당개지치, 산지치, 뚝지치, 들지치, 돌지치, 대청지치, 갯지치, 모래지치, 왜지치 등 9종이 있다. 한약재로는 대한민국약전에 지치가 등록되어 이용되고 있다.

지치에 대한 야사는 전남 진도지역에서 전해 내려온다. 지치를 원료로 해서 만든 진도홍주로 현명한 부인이 남편을 구한 이야기가 있다. 조선 성종시대 왕의 총애를 받던 허종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연산군의 어머니 윤씨를 폐비시키기 위한 어전회의에 참석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허종의 부인은 현명했다. 훗날 연산군이 왕이 되면 자신의 어머니를 폐위시킨 사람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라는 판단에 묘안을 냈다. 입궐하려는 남편에게 홍주를 따라줬고, 결국 술에 취한 허종은 말에서 떨어져 어전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 후 연산군은 왕위에 올랐고, 허종은 화를 면했다.

지치는 뿌리를 한약재로 쓰며 생약명은 자근이다. 성질은 차고 특유의 냄새가 있다. 맛은 약간 쓰며 떫다. 찬 성질을 통해 혈액의 열독을 없애며, 피부질환이나 대변이 단단할 때에 잘 맞다. 또한 반진, 농이 배출되지 않은 마진, 창양, 습진, 화상 등에 사용하는데, 실제 연구에서 자근이 히스타민으로 인한 모세혈관 투과성 항진을 막고 열 자극에서 피부열 상승을 억제하며, 창상부위의 봉합을 촉진한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지치가 황달을 낫게 하며 오줌을 잘 나오게 하고, 배가 붓거나 불러올라 그득한 것을 내린다고 설명한다. 고치기 힘든 부스럼, 욕창, 버짐, 주사비, 어린이의 홍역과 마마에 효과가 있다. 설사를 일으킬 수 있어 소화기가 약하고 변이 무른 사람은 복용을 신중히 해야 한다.

신준혁 (한약진흥재단 전문의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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