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예술단 공연에 中지도부 총출동…1주일 머물며 밀월

  • 입력 2019-01-30 22:28  |  수정 2019-01-30 22:28  |  발행일 2019-01-30 제1면
23일 국경 넘어온 뒤 30일 귀국길 올라
中, 각별한 예우…시진핑 부부 공연 참관·무대 격려까지
소식통 "김정은 방중·예술단 공연, 北의 대미 협상력 높이려는 의도"

 지난 23일 중국을 방문한 북한 친선예술단이 30일 귀국길에 올랐다.


 2015년 12월 북한 모란봉 악단이 방중했다가 공연 직전 중국과 불화로 돌연 귀국하며 북·중 관계 경색이 표면화된 지 3년여 만으로, 이번 예술단의 베이징행은 북·중 간 전략적 밀월 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수용 북한노동당 국제 담당 부위원장과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친선 예술단은 임시 열차 편으로 지난 23일 저녁 북·중 접경인 단둥(丹東)을 통과해 24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베이징(北京) 기차역에 도착했다.


 이후 30일 오후 5시께 열차로 베이징을 떠났으니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무려 1주일 동안 체류한 셈이다.
 고위급 관리까지 대동한 외국 예술단이 1주일이나 베이징에 머물며 공연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더구나 중국은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바로 앞두고 있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을 비롯한 지도부가 민생 현장 순시로 가장 바쁠 때라 북한 예술단의 장기 체류는 이목을 끌었다.


 춘제로 정신없는 와중에도 중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달 초 방중 때를 능가할 정도로 북한 예술단에 특급 의전과 철통 경호를 제공했다. 철저한 접근 통제로 북한 예술단의 열차와 버스가 지나가는 모습만 볼 수 있었을 뿐 예술단원의 모습을 포착할 수 없었다.

 
 북한 예술단의 공연 장소인 국가대극원은 아예 휴관까지 하며 북한 예술단이 최상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공연장 입구에는 안면 인식 장치에다 신분증으로 확인해야 들어갈 수 있는 표를 배부하며 보안에 극도로 신경을 썼다. 숙소인 수도 대반점(호텔) 또한 100m 앞의 버스 정류장까지 통제할 정도였다.


 북한 예술단은 24일 베이징 도착 후 25일 국가대극원에서 최종 리허설을 한 뒤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저녁에 북·중 우의를 강조하는 공연을 했다.


 북한 공훈 국가합창단과 삼지연 악단, 모란봉 악단 등 280여명으로 구성된 북한예술단의 사흘간 공연에서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과시하는 내용은 전혀 없었다. 임박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됐다.


 대신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양국 우호 관계를 강조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뤘으며, 북한 정권을 찬양하고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춤과 노래로 팸플릿을 채웠다.


 특히, 27일 공연에는 시진핑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참관했다. 시 주석 부부는 공연 후 무대에 올라가 예술단원들을 격려하고 사진을 같이 찍으며 북·중 우호를 한껏 과시하기도 했다.


 왕후닝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딩쉐샹(丁薛祥)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쑨춘란(孫春蘭) 부총리, 황쿤밍(黃坤明) 공산당 중앙선전부장,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북한 예술단의 대표인 리수용 부위원장은 시진핑 부부와 별도로 면담하는 기회까지 가졌다.
 
 한편 중국중앙(CC)TV는 이날 저녁 메인 뉴스에서 중국의 고위 지도부가 공연을 관람하거나 예술단 중요 인사들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중국 지도부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은 지난 28일 리 부위원장 옆에 나란히 앉아서 공연을 본 뒤 공연의 성공을 축하했다.


 왕후닝 상무위원은 지난 29일 리 부위원장 등 예술단 인사들과 회견했다.


 앞서 공연 첫날인 지난 26일에는 황쿤밍 중앙선전부장이 공연을 관람했다.


 시진핑 주석을 포함해 중국 지도부가 총출동해 북한 예술단을 매일 같이 극진히 환대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 예술단은 방문 기간에 중앙발레단과 중앙가극원(오페라단)의 공연을 보면서 중국 예술가들과 교류했다고 CCTV는 전했다.
 예술단은 30일 오후 3시 50분께 베이징 기차역에 도착했으며 이들을 태운 임시 열차는 오후 5시께 출발했다.▲ 예술단은 31일 평양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소식통은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의방중과 북한 예술단의 베이징 공연은 북·중이 올해 수교 70주년을 명분 삼아 전략적 밀월 관계를 강화를 통해 미국과 협상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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