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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교육] 3·1혁명 100주년 맞아 ‘독립선언서’ 가르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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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미디어부기자
  • 2019-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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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무 <대구 강림초등 교사>
겨울방학을 끝내고 개학을 했다. 다들 건강하게 살아서 돌아왔다. 구윤이와 우진이가 서로 키를 잰다. 우진이가 좀 더 커서 씩 웃는데 구윤이는 실망한 표정이다. 아이들에게 한명씩 내 앞으로 와서 정중하게 인사를 하도록 시켰다. 개학식 때 학교장이 합동 세배를 하도록 해서 모두 일어서서 새해 인사를 나누고 시작했다.

첫 시간은 3·1혁명 100주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을 했다. 3월1일은 학교에 가지 않으니 학생들이 3·1혁명 100주년이지만 배울 기회가 없으니 미리 가르쳐야 한다. 100년 전에 우리 역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다. 아무도 생각해내지 못했다. 3월1일이라고 힌트를 주었더니 수정이가 ‘유관순’만 말하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랐다. 일제강점기를 떠올려 보라고 해도 대답이 없다. 아직 역사를 배우지 않는 학년이어서 그럴 것이다.

먼저 일제가 우리 민족을 식민지로 만들려고 하는 동안 우리는 어떻게 저항했는지 이야기 해주었다. 하지만 결국 1910년 8월29일, 나라를 빼앗겼다. 하지만 우리 민족은 여기서 굴하지 않았다. 일제는 아마도 9년이 지나는 동안 특별한 독립투쟁이 없어서 다 잘 되고 있다고 여겼을 것이다. 하지만 1919년은 온 민족이 얼마나 독립을 원하는지를 드러내었다는 설명을 해주었다. 그런데 어떤 방법으로 독립투쟁을 했을지 물어보았다. 그리고 그날 3월1일을 상상해 보았다. 탑골공원에 모인 학생들이 어떻게 만세를 했을지 이야기를 나누고 재현해 보았다. 탑 주변에 모여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다가 대표인 내가 나서서 ‘독립만세’를 외치면 모두 가운데로 모여 같이 만세를 불렀다. 그 이후에 일본 경찰이 오기까지의 상황과 잡혀가는 상황을 상상해 보았다. 다음으로 아우내장터 상황을 재현도 해 보았다. 그리고 유관순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모둠별로 한 문단씩 속도를 맞추어 독립선언서를 끝까지 낭독을 했다. 나중에 교실에 남은 윤아에게 어땠는지 물어보았다. “진짜 진지하게 글을 썼다. 독립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어른들이 식당에서 선언문을 읽고 말았다는 것이 좀 그랬다.” 12세가 된 아이들의 인식이 참 정확하다.

나도 고등학교 이후 다시 독립선언서를 낭독해 보았다. 가장 감동적인 대목을 다시 적고 읽어 본다.

‘아아, 새 하늘과 새 땅이 눈앞에 펼쳐지는구나. 힘의 시대는 가고 도덕의 시대가 온다. 지나간 세기를 통하여 깎고 다듬어 온 인도적 정신이 바야흐로 새로운 문명의 찬란한 빛을 인류 역사에 던지기 시작한다. 새봄이 온 누리에 찾아들어 만물의 소생을 재촉한다. 찬바람과 꽁꽁 언 얼음 때문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것이 지난 시대의 불길한 기운이었다면, 온화한 바람과 따뜻한 햇볕으로 서로 통하는 것이 다가올 시대의 상서로운 기운이니, 하늘과 땅에 새 생명이 되살아나는 이때에 세계 변화의 도도한 물결에 올라 탄 우리에게는 주저하거나 거리낄 그 어떤 것도 없다. 우리는 우리가 본디 타고난 자유권을 지켜 풍성한 삶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것이며, 우리가 넉넉히 지닌 독창적 능력을 발휘하여 봄기운이 가득한 온 누리에 조선 민족의 우수함을 꽃피우리라.’(반크가 한글로 풀어 씀)

대구에는 3월8일에 일어났다. 그리고 만세운동은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1학기에 근대골목 기행을 가서 현장을 보았다. 오는 3월1일에 만세운동 재현에 참가해 볼까하고 의논했다. 그런데 교육청은 3·1혁명 100주년을 어떻게 준비하는지 알 수가 없다. 기껏 우동기 전 교육감이 청소년 자살을 예방한다고 2층 이상에 창문스토퍼를 설치하더니, 강은희 교육감은 현관문에 지문인식기를 설치하고 모든 학생의 생체정보인 지문을 모으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마음껏 놀이를 하도록 하겠다는 정책을 세웠으니 참 엇박자다. 학교 정문에 지킴이를 세워두고, 이젠 현관문에도 지킴이를 세워야 할 모양이다. 안 그래도 피곤한데 쉬는 시간 내 자리는 아이들이 차지하고 논다. 신체 독립선언서라도 발표할까? 대구시교육청은 3월8일 대구만세운동을 기념하는 계기교육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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