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왼쪽 셋째),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왼쪽 둘째)과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면담하고 민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를 독려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민주노총 측의 경사노위 합류를 마지막으로 설득한 것이다. 민주노총은 이번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오늘 면담에서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노동시간·노동안전 등에서 노동권의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사회적 인식이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는 없다”며 “국민들이 바라는 건 사회적 대화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뤄 노동권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경사노위라는 틀이 제도적으로 마련돼 있으니 이 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국민들의 바람은 정부가 정책기조를 일방적으로 끌고 가지 말고 다양한 경제 주체들의 의견을 경청하라는 것으로, 새해 들어 중소기업·벤처기업·대기업·중견기업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과의 자리도 마련할 계획이다. 노동계와도 대화를 할 생각이다. 오늘 이 자리는 노동계와 대화를 사전에 논의하기 위한 자리”라고 말했다.
이에 양대 노총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고(故) 김용균씨의 장례를 설 전에 치를 수 있도록 진상규명과 정규직 전환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문제, ILO(국제노동기구)비준 문제, 제주영리병원 민영화 중단, 최저임금과 통상임금의 산입범위 동일화, 카풀 문제,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 등 여러 노동계 현안의 해결도 요청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앞서 이날 낮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원외지역위원장과 초청 오찬 간담회를 갖고 “나무만 보면 숲을 제대로 볼 수 없다”면서 “경제를 좀 더 멀리서 높은 곳에서 바라보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과거 땅끝마을인 전남 해남에서 고시공부를 했던 기억을 끄집어 냈다. “해남도 그냥 보면 땅끝이란 걸 알 수 없는데 두륜산에 올라가면 비로소 땅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 참석자는 “최근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 등 여러 지적이 나오는데 경제 상황을 넓은 시각에서 보면 나쁜 상황은 아니라는 취지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올해는 평화, 민생을 중심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 “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민간소득이 경제성장률에 이바지한다는 발표가 있는데 정부 정책이 조금씩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경제에 대해 너무 염려 말고 희망을 갖자”고 당부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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