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 넘긴 나이에 새 음반 출시…국내외 봉사도 활발 ‘팔방미인’

  • 천윤자 시민
  • |
  • 입력 2019-01-23   |  발행일 2019-01-23 제12면   |  수정 2019-01-23
대구 노변동에 사는 김설희씨, 위안부 할머니 위한 곡 내기도
나눔의 집·유니세프 등 후원…군부대·교도소 등서 봉사활동
고희 넘긴 나이에 새 음반 출시…국내외 봉사도 활발 ‘팔방미인’
김설희씨가 56세에 낸 첫 음반(왼쪽)과 된 지난해 발표한 음반 ‘못 다한 산다화의 노래’.

“결혼하고 3년 만에 남편을 잃었어요. 외아들을 키우며 보내온 40여년의 힘든 시간을 음악과 봉사로 버텨왔습니다.”

김설희씨(73·대구 수성구 노변동)는 고희를 넘긴 나이에 새 음반을 내고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주변에선 그를 ‘봉사하는 팔방미인 가수’라고 부른다.

김씨가 지난해 발표한 앨범의 타이틀은 ‘못다한 산다화(山茶花)의 노래’다. 첫사랑과의 추억을 노래한 ‘수성못 연가’를 비롯해 위안부의 아픔을 담은 ‘못 다 핀 꽃’, 남편의 비문을 가사로 옮긴 ‘당신은 정녕 가셨나요’ 등 직접 작사·작곡한 18곡이 실려 있다.

2002년 56세때 첫 음반을 낸 김씨의 재능은 작사·작곡에만 한정된 게 아니다. 그는 모든 무대 의상을 자신이 직접 만들어 입는다. 판소리·농악·가야금 연주 실력 또한 프로급이며, 유화 그리기와 도자기 굽는 실력도 아마추어 수준 이상이다. 젊은 시절에는 연극 무대에도 섰으며, 불교신문 기자로도 활동한 바 있다. 50대에 세계모델 한국지부에서 최고령 베스트 미시모델로 선발되기도 했다.

김씨는 또 ‘봉사의 여왕’으로 불릴 만큼 국내외에서 수많은 봉사 경력을 자랑한다. 1992년부터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는 ‘나눔의 집’ 후원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유니세프(Unicef)에 기부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2008년에는 광주 나눔의 집과의 인연으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곡 ‘못 다 핀 꽃’을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또 대구 자비의 전화, 광주 나눔의 집을 비롯해 군부대·교도소·무료급식소 등에서도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지역 시설단체 및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후원금 및 장학금을 주고 있다. 지성 스님과 함께 몽골에 있는 한 학교를 방문해 100만원을 지원하고, 법륜 스님의 북한 돕기 모금활동에도 100만원을 쾌척했다. 2010년에는 미얀마 한 마을에 물을 길어내는 펌프를 선물하기도 했다.

김씨는 “산다화는 동백꽃의 다른 이름이다. 나무에서 한 번 꽃을 피우고 통째로 떨어져 땅에서도 한 번 더 꽃을 피운다. 인생의 황혼길에 동백처럼 다시 꽃을 피운다고 붙인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무언가를 배우고 봉사하며 사는 것이 나에겐 건전한 자학이었다. 마지막 소원이라면 세계 곳곳에 세워진 소녀상 앞에서 ‘못 다 핀 꽃’을 부르고, 내 삶을 한 권의 자서전으로 펴내는 것”이라고 했다.

글·사진=천윤자 시민기자 kscyj83@hanmail.net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