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랩소디’ 싱어롱 상영관 가보니…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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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15   |  발행일 2019-01-15 제25면   |  수정 2019-01-15
“퀸 공연장 온 것처럼” 뛰고 노래 따라부르고
‘보헤미안 랩소디’ 싱어롱 상영관 가보니…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퀸과 이들의 음악을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스틸컷.

스크린 속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에~오!”하며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자 영화를 보던 관객들도 “에~오!”로 응답했다. 2019년 대구의 영화관이 아닌 1985년 퀸이 무대에 올랐던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이동한 듯했다.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퀸과 이들의 음악을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누적관객 수 1천만 돌파를 앞둔 지난 12일 대구의 한 영화관에 이 영화의 싱어롱 상영회가 마련됐다. 이처럼 일부 영화관에는 영화 속 노래를 따라부르며 영화를 볼 수 있는 ‘싱어롱(Sing-A-Long)’ 상영관을 운영 중이다.

‘보헤미안 랩소디’ 싱어롱 상영관 가보니…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 코스프레를 하고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싱어롱 상영회에 참여한 관객들.

프레디 머큐리 민소매·청바지 입고
야광봉·탬버린 흔들며 열광의 도가니
보고 또 보고 ‘퀸망진창‘ 신조어 등장

영화가 시작되자 객석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관객들은 준비해온 야광봉과 탬버린을 흔들며 스크린에 나오는 가사를 크게 따라불렀다. 프레디 머큐리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흰색 민소매 상의와 청바지를 입은 관객도 일부 있었다.

인터넷에는 싱어롱 상영관을 예매했지만 다른 관객들의 눈치를 보다가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는 후기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이날은 한 트위터 계정을 통해 상영회 소식을 접한 관객과 일반 예매 관객이 함께한 싱어롱 상영회였지만, 의외로 많은 관객들이 ‘싱어롱’에 적극 참여했다.

스크린에서 퀸이 공연하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관객들은 마치 그 현장에 있는 것처럼 환호했다. ‘We will rock you’가 나오자 관객들은 박자에 맞춰 발을 구르고 머리 위로 손을 올려 박수를 치기도 했다.

‘퀸 세대’가 아닌 젊은 층이 싱어롱 상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대부분 여러 차례 영화관을 찾은 ‘N차’ 관람객이었다. 오성민씨(20·대구 수성구 범어동)는 “지난해 수능 전날까지 퀸의 노래를 들으며 힘을 냈는데 영화를 보고 퀸을 더 좋아하게 됐다. 나는 이미 즐겼지만, 다른 관객들도 퀸에 대한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해서 프레디 머큐리처럼 분장하고 보러 왔다”고 했다. 고등학생 하유정양(19·구미)은 “그만 봐야지 했는데 너무 재밌어서 계속 영화관에 왔고 또 보고 싶다. 퀸을 잘 몰랐지만 영화가 유명하다고 해서 처음 봤는데 퀸에 빠져 ‘퀸망진창(퀸과 엉망진창의 합성어로 퀸 신드롬을 표현하는 신조어)’이 됐다”며 웃었다.

영화가 끝을 향해 가면서 1985년 라이브 에이드 공연 장면이 나오자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한두명의 관객이 스크린 앞으로 뛰어나오는 것을 시작으로 다른 관객들도 따라 나와 스탠딩 공연장에 온 듯 뛰면서 노래를 따라 불렀다. 프레디 머큐리처럼 분장을 한 관객은 마이크대까지 들고 나와 영화 속 프레디 머큐리의 걸음걸이를 따라하기도 했다. 이들은 마치 록페스티벌에 온 듯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기차놀이도 하며 엔딩 크레딧이 끝날 때까지 퀸의 음악을 즐겼다.

글·사진=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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