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삼성전자…“구미경제 쇼크”

  •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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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08 07:10  |  수정 2019-01-08 07:10  |  발행일 2019-01-08 제1면
네트워크사업부 일부 수원 이전
4월까지 최소 200명 이상 옮길듯
“지역 경제 한꺼번에 몰락할 수도”

삼성전자가 결국 구미사업장(스마트시티) 네트워크사업부 일부를 오는 4월까지 수원으로 옮긴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5G(차세대 이동 통신) 사업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구미 네트워크사업부의 제조 기능을 수원에 있는 디지털시티로 통합한다. 이번 결정은 현 네트워크사업부가 연구개발(수원)과 생산(구미)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네트워크사업부는 휴대전화 기지국 네트워크 장비 생산 부서다. 5G 통신시대에 첨단기술이 집약된 차세대 장비를 일컫는다.

삼성전자는 구체적 이동 인원은 밝히지 않고 있지만, 400여명 가운데 최소한 200명 이상의 제조 인력이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에 있던 5G 장비 생산라인 일부도 이미 수원사업장으로 이전했다. 지난 3일 수원사업장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5G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이 열렸다. 현재 구미 네트워크사업부는 제조 관련 300명(오퍼레이터 90명·스태프 60명·제조팀 150명 등)과 지원팀 100명(행정·구매·제품기술)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관계자는 “올해 5G 통신기술이 상용화됨에 따라 제조 기능과 개발 조직의 협업이 불가피하다. 중국 화웨이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데다 경쟁력 또한 열세로 나와 통합하는 것”이라며 “올해 1분기 안에 이전을 마무리할 방침이었으나 사업부서와 생산라인 배치가 조금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네트워크사업부 소규모 인력이 수원으로 옮겨가는 것이며, 무선사업부 중심의 스마트시티 인력 9천700여명이 남아있기 때문에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구미시민 상당수는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강모씨는 “삼성이 외국으로 이전하는 것은 인건비 때문에 막을 수 없지만 국내 이전은 막았어야 했다”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수원 이전이 오랜 불황의 늪에 빠진 지역 경제를 한꺼번에 몰락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미지역 한 상공인은 “삼성전자가 2010년 이후 무선사업을 베트남으로 옮기면서 구미사업장 생산 비중이 감소한 데다 다른 대기업의 수도권 이전설도 나와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생각 이상으로 클 것으로 보인다”라고 걱정했다.

구미=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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