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못췄지만 가장 빛난 불빛”…아들 부시, 존경과 유머로 작별인사

  • 입력 2018-12-07 07:40  |  수정 2018-12-07 07:41  |  발행일 2018-12-07 제11면
조지 H.W. 부시 前 美대통령 장례식 엄수
20181207
향년 94세로 타계한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국장이 거행된 5일 워싱턴DC 국립성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 뒤로 부인 멜라니아 여사,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및 지미 카터 등 전직 대통령 부부들이 가슴에 손을 얹고 서서 성조기에 덮여 운구되는 부시의 유해를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향년 94세로 타계한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이 5일(현지시각) 워싱턴DC의 국립성당에서 엄수됐다. 참석자들은 대통령 재직 당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동서 화합을 선언해 냉전에 마침표를 찍은 시대의 아이콘이자 정치 명문가인 부시 가문의 수장으로서 미 현대 정치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고인을 추모하며 명복을 빌었다.

장례식은 이날 오전 11시에 시작해 오후 1시15분께 끝났다. 고인의 장남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우리에게 그는 ‘천 개의 불빛’ 중에서 가장 밝은 빛이었다"고 그의 삶에 의미를 부여했다.‘천 개의 불빛’은 고인이 1988년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 수락연설에서 미국내 수많은 민간 봉사활동 단체들을 일컫는 용어로 처음 사용했다. 이들 단체가 미국을 발전시켜 더 나은 미국을 만드는 불빛이 되고 있다는 의미가 담겼다. 이후 대통령 취임사를 비롯한 각종 연설과 행사에서 줄곧 사용되면서 아버지 부시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아들 부시는 “아버지는 우리에게 거의 완벽에 가까웠지만 (골프) 쇼트 게임은 형편없었고, 플로어 댄스에서는 분명히 (뮤지컬 배우) 프레드 아스테어는 아니었다” 는 등의 유머로 장례식장에 10여 차례 웃음이 터지게 했다. 그는 말미에 부친에 대해 “최고의 아버지, 그리워할 겁니다”라고 말하면서 감정에 북받쳐 말을 못 잇다가 고개를 숙이고 울먹이며 추도사를 끝마쳤다.


“당신은 최고 아버지…그리울 것”
추도사 읽던 도중에 끝내 눈물
텍사스 운구 뒤 부인·딸 곁 영면

전·현직 대통령 5명 한자리에
트럼프, 힐러리와는 악수 안나눠
메르켈 등 각국 지도자 대거 참석



장례식장 맨 앞줄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내외와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부부가 자리 잡았다. 아버지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거쳐 아들 부시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역임했던 딕 체니와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전·현직 고위 관료들도 함께했다.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폴 라이언 하원의장, 민주당 척 슈머 상원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의회 지도부도 총출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옆 자리의 오바마 전 대통령 내외와는 악수를 나눴지만 그 옆에 앉은 클린턴 전 대통령과 자신의 2016년 대선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는 악수하지 않았다. 마지막에 입장한 부시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전직 대통령 부부 모두와 악수한 뒤 유족석으로 향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도 대거 참석했다.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존 메이저 전 총리,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요르단의 압둘라 2세 왕과 라니아 여왕, 폴란드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레흐 바웬사 전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바티칸은 성명을 내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의 타계를 애도했다고 전했다.

정부 조문사절단 단장으로 미국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장례식에 참석했다. 장례식이 끝난 뒤 고인의 시신은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이동했으며 ‘스페셜 에어 미션 41’로 이름 붙여진 ‘에어포스원’에 실려 장지인 텍사스로 향했다.

고인의 유해는 이날 오후 텍사스 휴스턴에 도착해 세인트 마틴 성공회 교회에 6일 오전까지 안치된다. 이곳에서는 추도식이 열린다. 이어 6일 오후 텍사스 A&M 대학의 조지 H. W. 부시 도서관·기념관 부지에 묻힌 부인과 딸 곁에 안장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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