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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혁신의 길] 일본을 가다 ② -슈도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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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문기자
  • 201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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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미달 대학 속출해도 10대1 입학 경쟁률…비법은 인턴십”

슈도대는 일본 중국(中國)·사국(四國)지역에서 최고 명문 사립대로 꼽힌다. 사진은 슈도대 5월 전경. <슈도대 제공>
슈도대는 지역사회에 필요한 인재 육성을 목표로 지역밀착형 학사운영을 강화하고 있다. 슈도대 도서관과 내부 열람실. <슈도대 제공>
국제평화 및 문화의 도시로 알려진 히로시마는 일본에서 가장 큰 섬인 혼슈 서쪽에 위치해 있다. 히로시마시 인구는 100만명이 넘고, 히로시마현은 280만명이다. 대구시와 자매결연을 하고 있고 주요 산업은 자동차 제조다. 이곳에 바로 사립 명문 슈도대학이 있다. 슈도대는 1725년 히로시마 번(藩)의 5대 영주인 아사노 요시나가가 번 학교인 고가쿠쇼를 설립한 데 뿌리를 두고 있다. 1960년 히로시마 상과대학(히로시마 쇼카 다이가쿠) 상학부 상학과 설립을 실질적인 개교 시기로 본다. 지난 5월 기준 학생 수가 약 6천300명(학부생 6천200여명, 대학원생 50여명 등), 교수진은 202명이다. 상학부(1천389명), 인문학부(1천360명), 법학부(1천295명), 경제과학부(1천705명), 인간환경학부(655명), 건강과학부(335명), 국제커뮤니티학부(167명) 등으로 구성돼 있는 데서 보듯 인문사회학부 중심(특성화) 대학이다. 평균적으로 보면 매년 슈도대 학생 200명이 외국에서 공부하고, 외국에서는 140명 정도가 슈도대로 유학 온다. 이 대학 학부생 중 중국인이 58명, 한국인은 10명이다.

◆중국(中國)·사국(四國)지방 최고 사립명문

혼슈 서쪽 끝에 있는 지방을 중국(中國)지방으로 부른다. 중국은 돗토리·시마네·오카야마·히로시마·야마구치현으로 구성된다. 남쪽으로는 세토 내해를 사이에 두고 시코쿠(四國)섬과 마주한다. 시코쿠는 도쿠시마·가가와·에히메·고치현으로 구성돼 있다. 규슈 섬과 시코쿠 섬은 대교로 연결된다. 슈도대는 중국·사국지역 최고 명문 사립대로 꼽힌다. 히로시마대학이 최고 국립대로 우수 인재 육성에 주도적 역할을 하지만, 슈도대는 지역에 필요한 인재 육성으로 이 지역 최고 명문 사립대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

대학입학 연령인 18세 인구가 계속 줄면서 일본에는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해마나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슈도대는 지원자가 줄지 않고 있다. 2018학년도 입시에서 1천415명 모집에 1만611명이 응시해 지난 3년간 비슷한 경쟁률을 보였다. 현재와 같은 학령인구 감소상황에서 슈도대처럼 꾸준한 입시경쟁률을 나타내는 대학은 드물다. 지원자를 모이게 하는 매력은 철저한 지역 특성화에 있다는 것이 학교 관계자 설명이다.


지자체·기업체와 끈끈한 관계
CEO·고급간부 배출도 잇따라
철저한 특성화 덕 지원 줄이어

4월 국제커뮤니티학부 개설 등
학문보단 실천형 과목에 초점

2/3가 교수인 이사회가 운영
“히로시마 지역연계 활동 통해
대학의 존재감을 키워야 한다”



슈도대의 인재 육성 방침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세계적인 지식으로 지역에서 일하는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 슈도대는 지역 인재 육성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명성이 높다. 이 때문에 지역 경제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中國)지역 기업체 사장을 출신 대학별로 분석하면 사립대 중에선 슈도대가 가장 많다. 일본 전역으로 보면 사립대 가운데에서는 긴키대학 출신 사장이 가장 많지만 중국지역에서는 슈도대 출신이 긴키대보다 앞선다. 슈도대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슈도대가 이처럼 경쟁력을 확보한 배경에는 특유의 ‘인턴십’이 자리한다. 슈도대가 지자체·신문사·기업체 등에 인턴십으로 파견하는 학생은 국립 히로시마대보다 더 많다. 전통적으로 인턴십을 통해 기업체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지역 경제단체와 관계도 좋다. 히로시마대가 세계적 연구자를 배출한다면 슈도대는 지역 인재 육성으로 차별화했다.

일례로 일본에서는 히로시마 오코노미야키와 오사카 오코노미야키가 양대 산맥을 이루는데 히로시마 오코노미야키 소스회사의 책임자가 슈도대 출신이다. 이처럼 기업체와 연계를 통해 취업을 확대하고 사장 등 고급 간부를 배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우수학생이 슈도대를 찾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잡은 것이다. 하지만 슈도대 또한 위기감을 갖고 있다. 신입생 모집, 취업률 등 모든 지표가 좋지만 다가오는 미래에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혁하지 않으면 응시인원이 감소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슈도대 혁신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새로운 사회 부응 학부 신설 잇따라

이시가와 전임 총장은 새로운 사회에 부응하고 대학의 미래를 생각해 ‘학부 신설’이라는 결단을 내린다. 하지만 새로운 학부를 만들더라도 효과를 보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한 만큼 사회수요를 예측해 선제적으로 학부를 신설했다. 이 과정에서 학내의 많은 저항이 있었고 학부 신설 후에도 많은 곤란을 겪기도 했다. 슈도대는 스즈가미네여자단기대학과 합병 후 이 대학 건강영양학과와 슈도대 심리학과를 합쳐 2017년 4월 건강과학부를 신설했다. 또 2018년 4월에는 국제커뮤니티학부를 신설했다.

슈도대가 스즈가미네여대와 합병한 것은 지역 경제계의 적극적인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즈가미네여대는 지역 경제계의 필요에 의해 설립된 대학으로 건강영양학과에서 관리영양사를 배출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관리영양사 취득 후 지역 기업체에 취업했다. 하지만 스즈가미네여대는 저출산으로 학생 모집이 줄어들면서 건강영양학과 외에는 신입생 모집이 잘 안돼 폐교할 수밖에 없었다. 슈도대 또한 지역 경제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학교를 성장시켜 오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두 대학 통합이 성사됐다. 슈도대는 합병 후 정신적 건강을 다루는 기존 심리학과와 건강먹거리를 책임지는 스즈가미네여대 건강영양학과를 합쳐 건강과학부를 신설했다. 학부 신설 당시 심리학과와 건강영양학부 모집정원은 각각 80명으로 정했다.

지난 4월에는 국립 히로시마대 교수를 영입해 국제커뮤니티학부를 신설했다. 슈도대 인재육성 방침인 ‘세계를 배우고 지역에서 일하는 인재 육성’을 구체화하기 위함이다. 기존 슈도대 국제정치학과가 실용성이 떨어져 취업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현실도 한몫했다. 국제커뮤니티학부 정원은 국제정치학과와 지역행정학과 각각 75명이다. 두 학과 학생은 학문적 교육보다는 체험적이고 실천형 과목을 배운다. 수업과목은 정치이론, 일본정치사, 일본정치, 동양정치, 지방자치론, 지방재정론, 합의행정론, 자금개혁론, 자치제 행정실무, 정책구성론, 사회정책론, 정책시스템, 공공정책론, 헌법, 행정법, 지방자치법, 민법 등 다양하다. 국제자원봉사단체, 국내외 지자체 협력기관, 지역 기업체 국제교류업무 등에 필요한 인재를 키워 달라는 지역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기존 국제정치학과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체질 개선시킨 것이다.

◆슈도대 운영주체

슈도대는 소위 1인 오너체제 사립대가 아니다. 히로시마경제대·야쓰다여대 등 주변에 1인 오너체제 대학이 있지만, 슈도대는 교수조직과 이사회를 두 축으로 하는 시스템으로 학교를 운영한다. 이사회에서 이사장을 선출하고, 대학을 실질적으로 경영한다. 총장·부총장·학부장 등 이사회 3분의 2가 교수다. 이사회 회의에서는 학교 의견을 반영해 주요 사항을 결정한다. 학교운영에 필요한 재정 부문은 재무이사가 맡는다. 재무이사는 지역 경제계 출신이나 은행권 근무 경력이 있는 전문인이다. 재무이사 외 전무이사·사무국장 등도 대부분 전문가들이 맡고 있다.

◆장기발전 구상

2년 연속 새 학부를 신설함에 따라 슈도대의 학교 운영 유동성이 증가했다. 무엇보다도 신설학부 학생들이 졸업해 취업할 때까지 안정적으로 운영해 위험 요소를 줄이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신설한 두 학부의 성과를 보고 4~5년 뒤 학부 추가 신설이나 변경 등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원칙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요구가 있을 경우 새로운 학부나 학과 신설은 늘 열려 있다는 게 대학 측의 설명이다. 인문사회계 중심인 슈도대 특성상 4차 산업혁명과 AI(인공지능)시대 도래는 대학 경쟁력 약화 등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컴퓨터학부처럼 이공계 학과라도 지역의 요청이 있고 사회적 수요가 있다면 어떻게든 혁신적인 방법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인구감소는 학교운영의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한다. 슈도대는 그런 만큼 지역연계를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지금까지는 지역 경제계 중심이었으나 앞으로는 지역사회 전체로 연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재해지역 봉사활동은 물론 마을 등과 연계해 지역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지난 가을 태풍피해 지역에 자원봉사 학생들을 파견했다. 학생들은 지역발전을 위한 프로젝트도 수행한다. 지역활성화 아이디어나 지역복지계와 연대한 아동지원활동 범위를 매년 넓혀가고 있다. 교수진을 활용한 오픈 아카데미를 열고 지역민을 위한 교양강좌를 강화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한글강좌가 인기라는 사실이다.

다카노리 미카미 총장(국제정치학과)은 “지방자치행정기관·지방의회와의 연계 확대를 통해 지역활성화와 함께 대학의 존재감을 키워야 한다”면서 “여건이 허락된다면 히로시마현 전체를 대상으로 지역연계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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