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포항 과메기

  • 원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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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4   |  발행일 2018-11-14 제35면   |  수정 2018-11-14

지난 10~11일 포항 구룡포에서는 ‘과메기 밥상에 오르다’를 슬로건으로, 과메기 축제가 열렸다. 겨울철 소주·막걸리의 최고 안주로 사랑받아 온 과메기를 밥 반찬에까지 가능한 식품으로 한 단계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항시와 구룡포 과메기조합은 올해부터 수산물 품질인증제를 도입해 과메기 생산에서부터 소비자 밥상에 오르기까지 철저히 품질 관리를 한다. 뿐만 아니라 과메기의 신선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신선도 표시 스티커’를 제품 포장에 붙여 판매한다. 신선도가 떨어지면 스티커가 노란색으로 변하게 된다. 이에 앞서 포항시와 과메기조합은 이강덕 포항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일부터 나흘간 서울 안국동 상생상회에서 ‘2018 포항 구룡포 과메기 홍보 및 시식·체험 행사’를 열었다. 과메기가 포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만만찮다. 연간 3천500여t이나 생산된다.

사실 과메기는 이전부터 반찬으로 밥상에 올랐다고 한다. 무침·구이·조림·튀김 등 요리법도 다양하다. 지금은 꽁치를 사용하지만 이전에는 청어가 과메기의 주 재료였다. 청어는 동해안에서만 잡힌 게 아니라,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 나올 정도로 조선시대 전국적인 생선이었다. 난중일기에는 청어 또는 벽어(碧魚)란 이름으로 등장하는데 전라도 사람들이 청어를 열심히 잡았고 그것을 팔아 수군들의 군량미를 조달했다는 기록이 있다. 한자로 ‘푸를 벽’자를 썼으니 벽어 역시 청어다. 1947~49년 부산수산대학장 겸 농림부 수산국장을 역임한 전남 순천 출신 어류학자 정문기가 쓴 글에는 지역별로 청어 먹는 방법이 소개돼 있다. 경북은 과메기로 말려 먹거나 짚불에 구워서 껍질을 벗겨 먹으며, 과메기로 죽을 쑤어 먹기도 한다고 했다. 반면 전라도에서는 한꺼번에 많이 먹을 때는 가마솥에 물을 붓고 걸친 대발 위에 청어를 올려 수증기로 쪄 먹는다고 했다. 수증기에 기름이 적당히 빠진 청어는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별미라고 소개돼 있다.

이제 국민생선이 된 과메기의 철이 다가왔다. 이달부터 본격 출하돼 내년 2월까지 이어진다. 따끈한 흰 쌀밥위에 빨간 고추장을 찍은 과메기를 올리고 맛있게 식사를 하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 여러 가지 몸보신 중에 맛나고 영양가 많은 음식으로 채우는 식보(食補)가 최고 아닌가. 원도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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