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비대委 위상 추락…꺼져가는 쇄신·보수통합 동력

  • 권혁식 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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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3   |  발행일 2018-11-13 제1면   |  수정 2018-11-13
진흙탕 내홍 한국당 ‘도로 새누리당’

위기에 빠진 자유한국당을 쇄신하기 위해 외부에서 들어간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전원책 전 조직강화특위 위원이 오히려 당의 분란을 확산시키면서 한국당의 혁신과 보수결집 여망이 요원해지고 있다. 특히 노선갈등에다 혁신 주도권을 둘러싼 감정싸움까지 겹친 두 사람의 충돌로 기존의 당내 각 계파는 기득권 지키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상대적으로 김병준 비대위는 힘이 떨어지면서 역할이 당의 가치 재정립과 인적청산보다는 내년 2월 전당대회 관리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바른미래당에 속해 있는 과거 새누리당 계열이나 장외의 보수 세력도 당분간 한국당과 거리를 둘 수밖에 없어 보수통합 논의도 당분간 잠복할 전망이다.

전 전 위원을 지난주 전격 해촉한 김 위원장은 12일 비대위회의에서 “당의 기강이 흔들려서는 어떤 쇄신도, 혁신도 불가능하다. 내실 있는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며 기존 일정대로 당 쇄신작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역 인적청산 ‘용두사미’ 그칠 듯
계파들 기득권 지키기도 수월해져
등 돌린 지지층 재결집 ‘반전’ 요원
보수세력 통합논의도 당분간 잠복

하지만 당 쇄신의 핵심인 인적쇄신 폭부터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김 위원장과 이진곤 조강특위 위원은 “1차, 2차, 3차로 여러 번의 절차를 거쳐야 완전한 인적 청산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했지만, 전당대회 후 주도권은 어느 계파가 됐든 기득권층에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비대위 조강특위의 인적쇄신 작업은 사고 당협 위주로 이뤄질 것이며, 현역 의원에 대한 ‘칼질’은 최소한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비대위의 쇄신 작업이 기대치에 못 미칠 경우 등을 돌리고 있는 보수 지지층을 다시 끌어들일 ‘반등 포인트’를 언제 잡을 수 있을지조차 암담해진다. 한 정치평론가는 “연말쯤 비대위 체제에 대한 반성도 없이 슬그머니 내년 전당대회 국면으로 넘어가고, 그 결과 새로운 당지도부가 출범할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뚜렷한 대권주자가 부상하지 않는 한, 한국당의 앞날은 현상에서 못 벗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쇄신이 소폭에 그칠 경우 전체 보수 정치권도 통합의 동력을 얻지 못하고 분열상을 그대로 끌고 갈 가능성이 높다. 앞서 바른미래당 내 ‘개혁보수’와 ‘미래형 진보’ 간의 이념적 괴리로 보수 대통합으로 비화할 수 있는 잠재력이 거론됐으나, 한국당 사정으로 임계점을 넘지는 못할 전망이다. 더욱이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독자노선을 고수하고 있어 보수 정치권은 21대 총선을 앞두고서도 통합의 단서를 찾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 전 위원은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한 달 사이에 있었던 김 위원장과의 갈등과 반목을 공개하는 ‘폭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조강특위 위원 문자 메시지 해촉’ 파동의 여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김상현기자 sh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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