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쇄신한다더니, 천박한 쇼 비대위원장 대선주자처럼 행보”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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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2   |  발행일 2018-11-12 제5면   |  수정 2018-11-12
한국 시·도당 관계자 반응

“이제 자유한국당은 전 국민들에게 웃음거리가 됐다. 인적쇄신한다더니 천박한 ‘쇼’(Show)를 하고 있다.”

지난 9일 전원책 전 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의 경질 소식이 전해지자 대구·경북 한국당 한 인사가 한 말이다. 이날 오후 들려온 전 전 위원의 경질 소식에 지역 한국당도 술렁이는 분위기를 연출하며, 전 전 위원에 대한 ‘호불호’(好不好)를 떠나 한국당에 대한 자기비판과 실망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한국당이 존폐 기로에 놓인 당을 쇄신하겠다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조강특위까지 가동시켰지만, 쇄신은 시작도 하기 전에 ‘비상 지도부’끼리 분열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한국당 한 관계자는 전 전 위원의 경질 소식에 “그야말로 ‘자폭’이다. 지역민들이 한국당을 도대체 어떻게 보겠는가”라며 “‘십고초려’했다며 영입한 전 전 위원에게 문자 메시지로 경질 통보를 했다고 하는데,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보수정당의 품위는 온데간데 없고 천박한 권력다툼과 폭로전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지역 한국당 관계자는 “비대위원장이 지역을 찾을 때마다 대선주자 같은 행보를 보이고, 전 전 위원은 당내 ‘올드보이’ ‘친박’ 등에 대해 잇따라 유화적 발언을 해 둘 모두에게 실망했지만 꾹 참고 있었다. 한국당에겐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계속되는 당내 혼란은 제 한 목숨 부지하겠다고 밀실에서 ‘태극기 부대’를 이용하는 강성 친박 국회의원들과 당권 생각밖에 없는 비박계 의원들만 좋은 일 시키는 꼴”이라며 신랄한 비판을 했다.

대구·경북 보수성향 지역민들도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직장인 이모씨(49·대구 달서구)는 “한국당이 쇄신은커녕 자기들끼리 싸우고 있다. 저러다 인적 쇄신을 못하면 한국당은 다음 총선에서 없어질 것 같다”며 “한국 보수정치의 미래를 위해 한국당은 없어지고, 새로운 보수정당이 등장 하는게 차라리 나을 것 같기도 하다”며 쓴소리를 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전 전 위원의 경질로 ‘김병준 위원장에게 줄대기’ 행태가 더 심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당 차기 당협위원장을 노리는 대구·경북 정치권 인사들은 최근 기회가 있을 때마다 김 위원장에게 ‘얼굴 도장 찍기’를 해왔다. 김 위원장이 인적쇄신 주도권을 직접 쥐게 될 경우 김 위원장에게 줄대기 행태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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