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장선임·금융당국 점검·검찰수사…DGB ‘산넘어산’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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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22   |  발행일 2018-10-22 제20면   |  수정 2018-10-22
이슈분석 지배구조 규정개정 후에도 산적한 과제

대구은행장 선임
‘임원 경력요건 5→4년’ 가능성
은행이사회가 후보 제시할수도
금융당국 내부검사
은행이사회 운영규정 여부 점검
정황상 조직분위기 위축될 우려
펀드손실보전의혹 수사
다음달부터 前現임원 본격 조사
하춘수 前회장까지 확대될 여지


DGB금융그룹이 최근 지주이사회를 통해 지배구조 관련 규정을 개정(영남일보 10월20일자 2·12면 보도)함으로써 큰 틀에서 잠재적 지배구조 리스크를 해소할 토대를 마련했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그룹 내부에선 당장 차기 DGB대구은행장 선임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여기다가 이달부터 금융당국 검사, 검찰 수사 등이 줄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DGB금융의 경영진·노조 등 구성원들은 어느 때보다 조직 안정에 큰 비중을 두고 임직원 동요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골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DGB금융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번 지배구조 규정개정으로 일단 지주사 중심 체제의 경영방침은 마련됐다. 이제 관심은 공석인 차기 은행장 선임 절차에 쏠리게 됐다. 지주 이사회는 차기 행장 선임절차에 대해선 개정된 규정에 따라 ‘자회사 최고경영자추천위원회(지주 사외이사 및 지주 회장)’가 추천권을 갖되 은행 이사회(사외이사 포함) 의견도 충분히 수렴키로 했다.

이는 지주사가 이번 차기 행장 선임건에 한 해 행장 자격요건 중 일부 사안에 대해선 수용할 의지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럴 경우 임원 최소경력요건은 5년에서 4년으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은행이사회가 별도 후보군을 제시할 수 있도록 지주사가 여지를 둘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은행노조는 지주 및 은행 이사회 간 의견절충 차원에서 양측이 함께 행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김태오 회장의 행장 겸직 가능성 등 권력 집중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도 과제다.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은 “추호도 연임할 생각이 없고, 행장은 반드시 내부출신 인사 중에서 추천될 것”이라면서 “차기 회장은 경력개발 프로그램(CDP)·임원육성프로그램(HIPO)을 통해 내부에서 뽑아야 한다. 현재 전문 경영인이 맡고 있는 그룹 내 다른 자회사 사장도 앞으론 점진적으로 기업 충성도가 높은 내부출신을 추천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장 겸임 가능성에 대해선 “그룹 규모가 커져 할 일도 많은데, 업무상 직접 책임질 일이 많은 행장일까지 맡는 것은 무리”라며 “은행 및 지주 이사회에서 논의할 사안이지만, 겸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지배구조 관련 사안보다 충격파가 더 큰 현안도 도처에 산재해 있다.

당장 이번 주부터 금융당국이 은행을 대상으로 내부통제체제 점검 검사를 나온다. 은행 이사회가 그룹 내 다른 금융사와의 신용거래를 결정하면서 이사회 운영규정을 잘 준수했는지 여부를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다. 통상 금융당국 검사가 어느 정도 정황을 갖고 실시되는 점을 감안하면 조직 분위기가 자칫 위축될 수 있다. 이달말 쯤엔 국세청 세무조사도 예정돼 있다.

일련의 대구은행 사태와 관련한 검찰수사가 또다시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걱정거리다. 지난 16일 열린 대구지검 국감에서 감사위원들이 채용비리, 수성구청펀드손실보전 의혹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산발적으로 진행돼온 채용비리는 이달말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전망이지만, 다음달부터는 전·현직 은행 임원 대다수가 연루된 펀드손실보전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다.

수사가 확대될 여지도 다분하다. 지난 국감에서 의원들은 박인규 전 회장 수사의 연장선상에서 하춘수 전 회장(행장 겸직)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고, 검찰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럴 경우 하 전 회장 재임기간(2009년 3월~2014년 3월)까지 조사범위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만약 검찰이 비자금조성 의혹까지 들여다보겠다며 의욕을 보이면, 관련 조사 대상자는 더 늘어나게 된다.

DGB 관계자는 “다시 혹독한 시련기가 올 수 있다. 큰 동요 없이 잘 극복하려면 오직 조직안정만 생각하며 내부결속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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