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비대위원장입니까? 대선주자입니까?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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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22   |  발행일 2018-10-22 제5면   |  수정 2018-10-22
23일 대구 방문 앞두고 지역 정치권 설왕설래
20181022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국가기만 문재인 정권의 가짜 일자리·고용세습 규탄대회’에서 서울교통공사 친인척채용 비리 등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대위원장입니까, 대선주자입니까?”

이번 주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대구를 찾는 가운데,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의 행보를 두고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21일 한국당 대구시당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3일 대구를 찾아 오전 주요 당직자 간담회에 참석한 뒤 오후에는 경북대와 대구시교육청에서 특강을 한다.

김 위원장은 방문 중간에 김상동 경북대 총장, 문희갑 전 대구시장 등과 각각 티타임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저녁에는 대구·경북자유교육연합 회원들과의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사실상 하루 일정 전부를 대구에서 할애하는 것이다.


8월부터 벌써 세 번째 찾아
“올 때마다 시장서 민생행보
黨 비대위원장의 역할보다
자기정치하는 것처럼 보여”



김 위원장은 비대위 출범 이후 벌써 세번째 대구·경북을 방문한다.

첫 방문은 지난 8월 경주에서 진행된 한국당 비대위의 ‘민생투어’ 때다. 두번째 방문은 지난달로, 김 위원장은 당 지도부와 함께 대구와 구미를 찾은 바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시장 음식을 사먹으며 상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문제는 그의 방문 때마다 “비대위원장의 행보인지, 대선주자의 행보인지 헷갈린다”는 비판적인 이야기가 지역 정치권에서 나왔다는 것.

대구·경북 한국당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지역 행보를 보면 비대위원장이 아니라 무슨 대선주자처럼 보인다. 전통시장에서 음식을 사먹으며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총선이나 대선 출마자들이 자주 보이는 필수코스 아닌가”라며 “다 죽어가는 특정 정당의 비대위원장이 민생 행보를 할 때인가. 한국당 비대위가 지금 그런 여유가 어디 있는가. 비대위원장의 역할은 자기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최대한 신속하고 깨끗하게 한국당을 쇄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구 방문에서도 그런 지적이 나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의 한 지인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은 미리 요청이 들어와 있던 특강을 소화하기 위한 것이고, 대구에 내려온 김에 지역 원로도 만나는 것일 뿐”이라며 “한국당 비대위원장이기 때문에 그의 행보가 주목받을 순 있겠지만, 특별한 정치적 의도는 없고 자기 정치를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7일과 18일에도 광주와 제주도를 찾아 조선대와 제주대에서 특강 등을 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한편 오는 24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김 위원장은 계파 갈등에 몸살을 앓던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당 혁신의 핵심이라 할 인적 쇄신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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