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청소년과 패스트푸드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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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18   |  발행일 2018-10-18 제31면   |  수정 2018-10-18

어른들의 미래 보건에 기준이 될 청소년 건강 행태에 빨간불이 켜졌다. 입시와 학원 지옥에 시달린 청소년들이 편의점에서 패스트푸드와 탄산음료로 대충 끼니를 때우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 중·고생 4명 중 1명이 일주일에 세 차례 이상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라면과 김밥으로 끼니를 해결한다니 참으로 안타깝다. 질병관리본부가 ‘2017년 청소년건강 행태조사’에 참여한 청소년 6만2천276명의 식생활 습관을 분석한 결과다.

조사 대상 청소년의 26%는 주 3회 이상 편의점, 슈퍼마켓, 매점 등에서 판매하는 음식으로 끼니를 대신하고 있다고 한다. 주 1~2회 이용은 39%나 된다. 우리 청소년들이 주로 사먹는 음식(복수응답)은 면류(65%)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김밥류(58%), 음료수(42%), 샌드위치류(25%), 과자류(24%)가 뒤를 이었다. 간편한 끼니의 주된 이유는 간편해서(27%), 시간이 없어서(20%), 맛있어서(19%), 가격이 싸서(10%), 쉽게 구입할 수 있어서(8%) 순으로 응답했다.

남학생은 여학생보다 도시락을(남학생 12.7%, 여학생 5.1%),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과자(남학생 19.5%, 여학생 28.8%)와 유제품(남학생 9%, 여학생 14.9%)을 많이 먹었다. 중학생은 고등학생에 비해 면류(중학생 69.%, 고등학생 60.9%), 음료수(중학생 46.3%, 고등학생 38.9%)를 많이 섭취하며, 고등학생은 중학생에 비해 샌드위치, 햄버거, 빵류(중학생 20.6%, 고등학생 29%)를 많이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 3회 이상 패스트푸드로 끼니를 때운 청소년들의 영향 불균형도 집밥을 먹는 학생들에 비해 훨씬 나쁘다니 갑자기 슬퍼진다. 대부분 편의점 음식은 열량이 높아 쉽게 살이 찌고 성장기에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얻기 힘들다. 패스트푸드가 청소년들의 건강을 해치는 것은 학원 만능이라는 우리사회의 잘못된 교육 구조가 낳은 폐해가 분명하다. 청소년기에 건강을 해치면 나중에 국가가 그 몫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청소년이 운동을 열심히 해도 식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건강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청소년들의 잘못된 버릇이 여든을 넘어 100세까지 이어질까 그것이 두렵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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