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역사문화 이야기] .1 초등학생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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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15 07:48  |  수정 2018-10-15 08:01  |  발행일 2018-10-15 제15면
“역사 공부도 백문이 불여일견…팔공산 유적지서 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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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매동초등 4학년 학생들이 신숭겸장군유적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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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숭겸 장군의 머리 모형에 자신의 얼굴을 내밀고 기뻐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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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방짜유기박물관에 설치된 특대징 앞에서 학생들이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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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관람을 마친 학생들이 이날 배운 것들을 관련 교재로 재확인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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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채로 징을 울리며 학생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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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야외에서 투호놀이를 하는 모습.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역사문화 자산을 발견하는 기쁨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 것의 소중함을 잊은 채 다른 지역이나 나라의 역사, 문물에 대해 아는 것은 정작 자신은 모른 채 다른 사람, 다른 세계와 소통하려는 것과 같다. 최근 들어 지역 역사문화자산에 대한 학습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체험학습, 협업을 중시하는 새로운 교육과정의 도입과 무관하지 않다. 대구시교육청과 대구시는 오는 11월 말까지 지역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팔공산 역사 문화 체험학습’을 실시한다. 많은 학생이 대구의 역사문화자산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는 것은 물론, 배우고 느낀 것을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대구교육청·대구시 체험학습 프로그램
11월말까지 지역 초·중·고생 대상 운영

매동初 4년, 팔공산 역사·인물 현장공부
신숭겸장군유적지·방짜유기박물관 체험
코스별 옛이야기 그려보는 ‘창의 실행’도


◆‘대구시 기념물 제1호’ 신숭겸장군유적지

대구 매동초등 4학년 학생 100여명은 지난 11일 오전 팔공산 역사 문화 체험학습에 참여했다. 초등생을 대상으로 한 이날 프로그램은 ‘체험 코스’. 단순히 관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코스별로 역사적 이야기를 상상하고 그림으로 표현하며 ‘창의 실행’을 해보는 것이다. 체험 장소는 신숭겸장군유적지, 파계사, 동화사, 대구방짜유기박물관이다.

가장 먼저 팔공산 전투의 핵심 지역인 불로동·지묘동 일대 신숭겸 장군 유적지에 들렀다. 통일신라 말기, 왕건의 고려군과 견훤의 후백제군이 벌인 팔공산 전투의 핵심지역이 이 일대다. 이 전투에서 왕건의 목숨을 구하고 전사한 신숭겸 장군의 유적지는 팔공산 전투의 핵심지역이다. 전문 해설사가 팔공산 각 지역의 명소를 재밌는 이야기로 들려주자 학생들이 눈을 반짝거리며 이야기에 집중했다. 이어 학생들은 맛있는 점심을 먹고 대구방짜유기박물관, 파계사, 동화사를 잇따라 찾아 지역의 역사를 마치 옛날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익혔다. 수첩을 손바닥으로 받치며 조영수 대구시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꼬박꼬박 적었다.

한 학생은 “역사 책에서 신숭겸 장군 이야기를 읽었지만 별로 실감이 안 났다”면서 “신숭겸 유적지에서 장군의 전투 이야기를 들으니 훨씬 재미있고 신기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고려장절신공 순절지지비(高麗壯節申公 殉節之地碑), 충렬비, 신숭겸 장군 표충단 내 연화대 등을 둘러봤다.

◆대구방짜유기박물관

이어 버스를 10여분 타고 인근 도학동에 있는 대구방짜유기박물관으로 이동했다. ‘유기’는 놋쇠로 만든 그릇이며, 그중 ‘방짜유기’는 구리와 주석을 78대 22 비율로 녹여 만든 놋쇠 덩어리를 불에 달궈 망치질로 두드려 형태를 만든다.

박물관에 들어서자, 세계 최대의 대징이 학생들을 반겼다. 지름 161㎝, 무게 98㎏에 이르는 큰 징으로 소리 울림이 웅장한 걸작이다.

매동초등 한 학생은 “사물놀이를 할 때 쓰는 징을 본 적 있지만, 내 키보다 큰 징이 있는 줄 몰랐다”면서 “유기로 징은 물론, 좌종(불교에서 주로 사용되는 주발 형태의 소리 도구), 자바라(놋쇠로 만든 2개의 원반을 마주쳐서 소리를 내는 악기) 등 다양한 악기를 만든다니 정말 신기하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유기문화실, 기증실, 재현실을 차례로 둘러봤다. 특히 유기로 만든 식기들이 인기를 끌었다. 연엽주발(입구가 바라진 식기), 오목주발, 양푼, 새옹(죽을 지을 때 쓰이는 작은 솥), 놋동이(잔치음식 담는 식기) 등 고려시대부터 쓰인 유기 식기들이 즐비했다. 특히 요강이 관심을 모았다. 조영수 대구시 문화관광해설사가 “밤에 방에서 사용하던 실내용 변기”라면서 “혼수품으로 옛날 신부들이 시집갈 때 구해 갔다”고 설명하자, 대부분 학생들이 신기해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야외체험장에는 투호, 징 등 전통놀이 기구가 설치돼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틀에 매달아 놓은 징 앞에 우르르 몰려간 학생들은 앞다퉈 둥근 채로 징을 울렸다. 직접 만져보거나 큰 소리를 듣고 귀를 막는 학생도 보였다.

한편 이달에는 범일초등·세현초등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구지중·강동중·효성여고도 이달 중 팔공산 역사 문화 체험학습에 나선다. 문의 (053) 757-5377 글·사진=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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