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췌장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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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18 07:48  |  수정 2018-09-18 07:48  |  발행일 2018-09-18 제20면
“담배, 첫손 꼽히는 위험인자…당뇨·비만도 발병 원인”
췌장암 환자 20∼25%가 흡연과 연관 알려져
당뇨병 오래 앓거나 비만인 경우 위험성 증가
소화불량 지속·황달 증상땐 빨리 검사 받아야
복부 초음파검사 많이 사용…CT·MRI도 시행
[전문의에게 듣는다] 췌장암
[전문의에게 듣는다] 췌장암
건강관리협회 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 허정욱 원장

특별한 초기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다른 암에 비해 수술도 쉽지 않으며 5년 생존율 역시 매우 낮은 췌장암. 난공불락의 상대로 악명 높은 췌장암은 도대체 무엇일까.

췌장은 상복부에 있는 길이 약 15㎝정도의 길쭉한 장기이고 위(胃)의 뒤쪽에 있다. 췌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췌액(췌장액)을 보내는 외분비 기능과 호르몬을 혈관 내로 투입하는 내분비 기능을 함께 지니고 있다. 2015년 국내 암 통계에 따르면 췌장암은 발생률은 8위, 사망률은 5위를 차지하고 있다. 5년 생존율은 10% 미만이다. 다른 암에 비해 5년 생존율이 매우 낮은 편이고 수술적 완전 절제가 유일한 치료법이나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전체 췌장암 환자의 20% 수준이다. 완전 절제를 받아도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18~24%에 그치고 있다.

췌장암 원인으로는 흡연이 첫손으로 꼽힌다. 담배는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이며 췌장암 환자의 20~25%가 흡연과 연관이 있다고 한다. 두 번째로는 당뇨병이다. 당뇨병을 오래 앓아도 췌장암이 생길 수 있지만 반대로 췌장암이 생기면서 당뇨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세 번째로는 만성 췌장염이라는 병이다. 만성 췌장염은 췌장 전체가 매우 딱딱해져 기능을 잃게 되는 병으로, 술이 만성 췌장염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네 번째로 우리나라에서 드물기는 하지만 가족성 췌장암이라는 고위험군이 있다.

유전적 소인이 췌장암 원인의 약 10%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 외에는 나이가 들수록 췌장암 발생률이 높아지며, 일반적으로 췌장암 발생 평균 나이는 65세이고, 30세 이전에 췌장암이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술은 직접적으로 췌장암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는 없으나 음주로 인해 만성 췌장염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췌장암의 위험성이 증가한다.

또한 비만인 경우 췌장암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보고들이 있으며 특별히 과도한 육류 섭취나 탄수화물 섭취의 경우에도 췌장암의 위험도를 높인다는 연구 보고가 있으나 아직 확실한 결과는 없는 상태다. 일부 화학물질, 즉 각종 용매제, 휘발유와 그 관련 물질, 살충제(DDT)와 베타나프틸아민(β-naphthylamine), 벤지딘(benzidine) 등의 화학물질도 췌장암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췌장암에 특징적인 증상은 사실 없다. 또한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거나 아니면 일반적인 소화불량 등으로 나타나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채 병이 진행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췌장암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우선 복통과 소화장애가 있다. 간혹 허리 통증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 병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 나타날 수 있다. 소화불량이 몇 달간 지속되면서 위내시경 검사 등에서 별다른 이상이 없다면 췌장암에 대한 검사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황달이 있을 수 있는데, 특히 췌장머리부위에 암이 있는 경우 90% 정도에서 황달이 나타난다. 눈 흰자위나 피부가 누렇게 변하는데, 이런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대부분 소변색이 진해지거나 간장처럼 색이 변하게 된다. 황달이 의심되면 빨리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 외에도 식욕이 없어지고, 음식을 먹고 나면 아파서 식사를 잘 하지 않아 체중이 줄기도 하며 당뇨병이 악화되거나 새롭게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췌장암 검사 방법으로는 첫 번째로 복부 초음파 검사가 많이 사용된다. 이 검사는 안전한 검사이나, 검사자의 능력에 따라 정확도가 크게 좌우되는 데다 췌장의 몸통, 꼬리 쪽을 자세하게 보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고 환자의 비만도와 장내 공기 등에 의한 검사상 제약이 있다. 작은 크기의 췌장암은 진단이 쉽지 않을 때가 많다.

다음으로는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이 있다. 흔히 CT라고 하는 전산화단층촬영은 초음파검사보다 췌장암의 진단과 병의 진행 단계 측정에 더 유용하다. 췌장암의 병기 결정에 꼭 필요하므로 고령의 황달 환자 중 췌장암이 강력하게 의심되는 경우엔 초음파보다 CT를 먼저 시행하기도 한다.

세 번째 영상 검사법으로 자기공명영상(MRI)이 있다. CT 결과가 애매할 경우에는 자기공명영상이 진단에 추가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췌관이나 담관의 관찰에 매우 효과적이며 간 전이를 잘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내시경검사법 중에는 내시경 초음파검사(EUS)가 최근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췌장암 진단의 정확도가 매우 높고 검사하면서 동시에 조직검사도 가능하다. CT 결과가 애매하거나 십이지장 유두부(췌관과 담관이 합류하는 곳) 등을 관찰해야 할 때, 또는 췌액의 채취나 췌관 내 생검과 세포진 검사가 요구될 때 선택적으로 실시한다. 다만 일반적으로 위 내시경검사보다 힘들고 간혹 심각한 합병증도 올 수 있으므로 경험 많은 의료진이 주관해야 한다.

그 외에 핵의학 검사법으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이 있다. PET 검사는 암세포에서 당(糖) 대사가 활발한 것을 이용하는 검사법이다. 잠재 전이 병소의 발견이나 수술 후의 재발 판정, 암의 호전 여부 판별 등에 이용할 수 있다.

췌장암은 수술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수술적 절제는 암이 췌장에 국한된 경우에 적용한다. 수술 방법은 암의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항암화학요법이라 불리는 항암치료는 암세포를 죽이기 위해 일정한 주기로 체내에 항암제를 투여하는 것이다. 수술을 할 수 없는 경우에 생명을 연장하고 증상을 경감시키기 위해, 또는 수술 후에 남아 있을지 모르는 암세포들의 성장을 막기 위해 항암치료를 시행한다.

그 외에 방사선치료와 함께 항암제를 투여하면 생존 기간이 연장되는 경우가 많다. 수술 중에 방사선을 조사하기도 하며, 암이 뼈로 전이된 경우에 통증 완화와 골절 예방을 위해 뼈 전이를 발견하는 즉시 방사선치료를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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