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때가 되면 고난의 여정 시작” 정치 복귀 시사

  • 권혁식
  • |
  • 입력 2018-09-17   |  발행일 2018-09-17 제5면   |  수정 2018-09-17
한국당 당권구도 주목
홍준표 “때가 되면 고난의 여정 시작” 정치 복귀 시사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두 달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6·13 지방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나 미국으로 갔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15일 귀국함에 따라 한국당 차기 당권 구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남은 세월도 내 나라, 내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할 것”이라며 “여러분과 함께 봄을 찾아가는 고난의 여정을 때가 되면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해, 정치 재개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차기 전당대회 출마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지금 내가 할 일은 대한민국을 위해 하는 일이다. 당권을 잡으려고 새롭게 정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두달만에 귀국하며 입장 밝혀
“내나라·국민위해 최선 다할것”
전당대회 출마여부 확답 피해
“당권잡으려 정치하는 것 아냐”

당권 도전때 당 차원 징계 조짐
직접 출마보다 김무성 밀수도

홍 전 대표의 귀국은 1차적으로 한국당 대구·경북 정치권에서 현재로선 유일한 당권 주자인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을)의 거취에 변수가 되기 때문에 관심을 모은다. 주 의원은 최근 영남일보(8월28일자 5면 보도)에 홍 전 대표와 김무성 전 대표의 불출마를 전제조건으로 본인의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주 의원은 홍 전 대표와 사법시험 24회 동기로 ‘호형호제’하는 사이여서 맞붙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김 전 대표에 대해선 20대 총선 공천 파동 당시 김 전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 공천을 끝까지 지켜주려 했던 데 대해 스스로 ‘부채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정치권의 한 분석가는 “홍 전 대표와 김 전 대표 중 누구라도 전대에 출마하겠다면 대구·경북은 ‘무주공산’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홍 전 대표가 귀국한 것”이라면서 “하지만 그의 귀국 발언으로 미뤄볼 때 전대 출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더욱이 김병준 비대위 측에선 홍 전 대표가 출마를 시도할 경우 ‘당원권 정지’ 등 당 차원의 징계를 통해 출마를 원천봉쇄하겠다는 입장을 흘리고 있다. 징계 사유로는 ‘홍 전 대표의 막말과 독단적인 당 운영 등이 민심을 이반시켜 지방선거 참패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홍 전 대표가 출마를 강행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홍 전 대표 측 한 관계자는 “홍 전 대표보다는 오히려 요즘 ‘공화주의’를 내걸고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 김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본다”면서 “홍 전 대표는 긴 호흡으로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이어서 김 전 대표를 밀어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김 전 대표가 지난해 11월 한국당으로 복당할 당시 친박(親박근혜)계의 반발을 뿌리치고 당의 문을 열어줬으며, 한 달 뒤 원내대표 경선에서 김성태 원내대표 당선도 두 사람의 합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차기당권 구도에서 대구·경북 정치권이 서서히 소외될 조짐을 보이자 지역 정치권의 불안감은 커지는 양상이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공천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차기 당대표는 21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어떻게든 영향력을 미칠 것이란 인식이 깔려 있다.

대구·경북의 한 초선 의원은 “우리 지역 의원들 중에는 친박계가 많은데, 그렇다고 (친박 당권주자인) 충청권의 정우택 의원을 간판으로 내세워 (총선에서) 지역민들에게 한표를 호소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또 지역적으로 김무성 전 대표가 같은 영남권이어서 가깝지만, 우리가 복당파의 좌장을 지지하면 지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