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車화재 한해 5천여건, 안전운행 경각심 가져야

  • 김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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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13   |  발행일 2018-08-13 제31면   |  수정 2018-09-21

수입차와 국산차를 가리지 않고 차량 화재가 이어지면서 운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불자동차’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BMW의 경우 지난 9일 하루에만 2대가 불이 난 데 이어 11일에도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2시께 인천 중구의 한 운전학원 인근에서 시동을 건 상태로 주차해 있던 BMW 120d에서 불이 나 10여분 만에 꺼졌다.

이로써 올 들어 화재가 난 BMW 차량은 37대로 늘었다. 방화 등 화재 원인을 가리지 않는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무려 80건이나 된다. 올해 왜 유독 BMW 차량 화재가 급증했는지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국토부와 관련기관의 철저한 조사가 뒤따라야 한다. 특히 EGR(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외에 차량의 다른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는지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다. 화재차량 중에는 안전점검을 받았거나 리콜 대상이 아닌 경우도 있는 만큼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아울러 이참에 정부 차원의 차량별 화재 정보와 통계 시스템을 구축해 소비자에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

BMW뿐만 아니라 폭염이 지속되면서 최근에는 에쿠스·아반떼·SM5 등 국산 차량 화재도 잇따라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9일 오전 1시41분께 상주시 남상주IC 진입로 인근 25번 국도에서 서행하던 에쿠스 승용차에 불이 나 조수석 여성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이날 영동고속도로 인천방향 광교 방음터널 부근을 지나던 아반떼 차량과 전남 담양군 광주대구고속도로를 달리던 SM5 승용차에서도 불이 났다. 12일에는 강원도 양양군 서울양양고속도로 서면 7터널 출구에서 스타렉스 승합차에 불이 나 탑승객 9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지는 등 하루가 멀다 하고 사고가 터지고 있다. 차량 결함 여부를 포함한 당국의 신속하고 철저한 사고 원인 조사가 있어야 하겠지만 운전자들도 안전 운행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소방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발생한 차량화재는 차량결함·방화 등을 포함해 총 5만5천663건에 달한다. 한해 평균 5천566건 발생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기록적인 폭염이 차량화재와 어느 정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불볕더위에 고온의 아스팔트 고속도로를 오래 운행하면 화재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가급적 장시간 운행을 자제하고 1~2시간마다 그늘에 차를 세워 시동을 끄는 등 안전운행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와 함께 여름철에는 냉각수 상태와 자동차 배선, 연료점화 장치 등 화재 예방을 위한 정기점검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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