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진의 정치풍경] 고량주, 단무지, 김치

  • 윤철희
  • |
  • 입력 2018-08-09   |  발행일 2018-08-09 제26면   |  수정 2018-09-21
중국집 볶음밥의 곁요리를
여당 대표 후보 비교하자면
이해찬, 과음땐 문제 ‘고량주’
김진표, 흔히 보이는 ‘단무지’
송영길, 중국요리 아닌 ‘김치’
20180809
20180809
시사만평가

중국요리 집에서 볶음밥을 주문하자 주인이 색다른 제안을 합니다. “곁들여 제공되는 요리가 있습니다. 고량주 한 잔, 김치 한 접시, 단무지 한 접시. 모두 드릴 순 없고 하나만 고르시죠.” 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뽑는 레이스가 8월25일 마지막 전당대회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전당대회 판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중국요리 집의 비유를 들어 봤습니다. 주메뉴인 볶음밥은 문재인 대통령입니다. 보조메뉴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지원하는 당대표에 해당됩니다.

고량주는 이해찬 후보입니다. 볶음밥을 먹으며 반주 삼아 한 컵을 들이켜면 소화도 잘되고 밥맛도 좋아집니다. 문제는 잘못되면 주객전도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술이 술을 부른다고 한 잔 들어가면 또 한 잔이 당기게 되고 밥은 안주가 되어 버립니다. 실제로 이해찬 후보가 “밤새 통음하며 문 대통령을 정치로 끌어들였다”며 문 대통령의 멘토를 자처할 때 친문 인사들은 안도감과 함께 불편함을 느꼈을 겁니다.

김진표 후보는 단무지입니다. 중국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조메뉴입니다. 경제통 당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절실한 경제성과를 낼 수 있도록 국회를 독려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입니다. 그러나 당내 기반이 취약하고 정치역정을 거치지 않은 대표는 존재감이 빈약합니다. 대통령 임기 후반에 몰아닥칠 야당의 정치공세를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송영길 후보는 김치 반찬입니다. 김치는 새큼한 맛 때문에 기름진 중국 요리에 의외로 잘 어울립니다. 비주류인 송영길 후보는 타 후보에 비해 젊고 호남 출신인 장점으로 인해 친문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김치는 중국요리가 아닙니다. 아직 정권 초기인 상황에서 선거인단이 비주류를 택하는 여유를 보일지는 의문입니다.

아무튼 민주당의 당권 레이스는 절묘한 삼각구도에 치열함이 날씨만큼이나 뜨겁습니다. 과연 선거인단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시사만평가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