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폭염 당분간 계속…북태평양·티베트 고기압 한반도 협공

  • 입력 2018-07-16 10:52  |  수정 2018-07-16 10:52  |  발행일 2018-07-16 제1면
열흘·보름 뒤까지 이어질 듯…장마 일찍 끝난 뒤 폭염 계속
"더위 유발 고기압 견고"…비슷한 기압형태 보인 2012년 폭염 20일 지속

 낮에는 폭염 때문에 활동을 제약받고, 밤에도 계속되는 더위 탓에 에어컨 리모컨을 만지작거리다 잠을 설치는 날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요즘 날씨는 장맛비가 쏟아지는 보통 이맘때 풍경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중부지방을 기준으로 평년(1981∼2010년)에는 장마가 6월 24∼25일 시작해 7월 24∼25일 종료됐다. 지난해에는 7월 1일 장마철로 접어들어 29일에 끝났다.


 하지만 올해는 이날 현재까지 지난 11일 이후 며칠째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경보·주의보)가 발효돼 있다.
 올해 장마가 이례적으로 일찍 끝났기 때문이다.


 장마는 중부지방을 기준으로 6월 26일 시작해 지난 11일 끝났다. 장마 기간은 불과 16일로, 1973년 '6일 장마' 이후 가장 짧았다.
 장마전선이 북쪽으로 물러난 뒤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를 지배하는 상황에서폭염을 더하는 또다른 요인까지 작용하면서 때 이른 가마솥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폭염 현상은 여름철 우리나라의 더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북태평양 고기압은 물론이고 '티베트 고기압'이라고 불리는 대륙 열적 고기압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압계 형태도 하층부터 상층까지 모두 더위를 유발하는 고기압이 매우 견고하고 구조적으로 자리 잡고 있어 쉽게 흐트러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히말라야 산맥이 있어 고도가 높은 티베트 일대 공기가 데워진 뒤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우리나라의 상층 기온이 올라감으로써 기압계 상·하층이 모두 뜨거운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상층의 열적 고기압과 하층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합세해 한반도를 가마솥처럼 달구는 것이다.


 월요일인 이날도 서울 34도, 강릉 36도, 대전 35도, 광주 36도, 대구 37도, 부산 32도 등의 '불볕더위'가 예상된다.
 기상청이 열흘 뒤까지 하루 최저·최고 예상 기온을 제시하는 '중기 예보'를 보면 서울은 26일까지 최고 기온이 33도, 부산은 31∼32도, 대구는 34∼26도, 광주는 35∼26도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것이 폭염이 열흘 뒤까지만 계속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26일 이후에도 폭염이 나타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폭염 현상 속에서도 곳곳에 소나기가 내려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는 폭염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반도의 무더위를 식힐 만한 시원한 빗줄기는 당분간 일기 예보에 없다.


 현재와 비슷한 기압 형태를 보인 2012년 여름에는 7월 하순부터 8월 상순까지 약 20일 정도 폭염이 지속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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