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DGB금융 사업 확장 본격 시동

  • 최수경
  • |
  • 입력 2018-07-16   |  발행일 2018-07-16 제20면   |  수정 2018-07-16
증권사 편입시켜 영업망 확충…유페이 키워 젊은층 잡기
20180716

지난주 인적 쇄신 작업을 모두 마무리한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이 이번 주부터 하이투자증권 인수작업 절차에 경영역량을 집중한다. 이달 말까지 금융감독원에 인수 승인심사에 필요한 서류를 접수시키는 게 목표다.

인수가 성사 되면 DGB금융은 복합점포 개설을 통한 전국적 영업망 확충, 비은행권 사업 역량 강화를 동시에 꾀할 수 있다. 아울러 김 회장은 비은행 자회사 중 핀테크·디지털금융 등 향후 금융 트렌트에 맞춰 사업을 확장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본 ‘DGB유페이’도 전략적으로 키우기 위해 담금질을 시도한다.

◆하이투자증권 인수작업 스타트

DGB금융에 있어 하이투자증권사는 특별하게 인식된다. 바람대로 증권사를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면 명실상부한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위용을 갖추게 된다.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면, 이 증권사의 자회사인 현대선물·하이자산운용도 DGB금융에 자동편입된다.

DGB금융측이 금융감독원의 인수승인을 위해 제출해야 할 서류는 금융그룹 내 지주사 및 자회사의 사업계획서와 인수할 증권사의 영업전략, 재무계획 등이다. 증권사 인수승인여부는 30일간의 심사로 판가름난다. DGB금융측은 사실상 서류준비를 마친 상태지만, 가급적 6월말 실적을 반영하기 위해 자료를 업데이트할 것으로 보인다. 원만하고 순조롭게 접근하기 위해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하이투자證 인수 사활
서류접수 후 30일간 심사받아
성사땐 비은행권 사업에 탄력

유페이 역량강화 추진
핀테크 등 금융트렌드 최적합
업계 정통한 전문경영인 영입



DGB금융이 이달 말까지 서류접수를 완료해야 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대주주(지분 85.32% 보유)인 현대미포조선과 주식매매계약(SPA·4천700억원) 만료일이 오는 9월말까지여서다. 일정대로라면 DGB는 이 기간 내△금감원의 증권사 인수승인 △하이투자증권 주주총회 개최를 통한 이사 선임 및 정관변경을 모두 완료해야 한다.

다행인 점은 하이투자증권을 매각하려는 현대중공업지주측도 DGB금융 못지않게 상황이 절박하다는 점이다. 2017년 4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현대중공업지주는 내년 3월말까지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하이투자증권 지분을 모두 매각해야 한다. 대기업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면 그해부터 2년 내 증권사(금융사)지분을 매각해야 한다는 공정거래법 때문이다.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상대 업종을 소유·지배하는 걸 금지하는 ‘금산분리’원칙의 직접적 영향을 받게 된 것이다. DGB금융과의 인수관련 SPA 만료일을 9월말로 못박은 것도 만약 지분매각이 불발될 경우, 남은 6개월간 다른 인수처를 찾기 위한 포석이다.

앞서 DGB금융과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11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고, 지난 3월말쯤 인수작업이 완료될 예정이었다. DGB는 인수승인 심사도 신청했지만, 비자금 조성·채용비리 의혹 등 DGB사태가 터지면서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대두됐다. 금융당국은 사업계획서 내용 보완을 요구했지만 DGB는 서류를 제출하지 못했다. 결국 전체 심사일정 60일 중 절반을 허비한 채 심사는 일시 중단됐다.

하지만 김태오 회장이 새로 그룹 지휘봉을 잡으며 대주주 적격성 문제는 해소됐고 인수작업은 재추진의 기회를 잡았다. 김경룡 전 대구은행장 내정자도 조직안정 차원에서 용퇴한 바로 다음날, 김 회장과 함께 금감원 수뇌부를 만나 지배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단행된 DGB금융의 고강도 인적쇄신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당연히 하이투자증권 인수 관련 내용도 언급됐다.

◆DGB유페이 약진 기대감

대구은행에 집중된 DGB금융사의 사업 비중을 줄이기 위해 고심해온 김 회장이 꺼내든 또 하나의 카드는 DGB유페이의 역량 강화다.

DGB유페이는 교통분야와 편의점 등 유통 제휴처 등 생활 전반에 걸친 지불 결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카드사다. 유페이를 키우겠다는 김 회장의 의지는 최근 단행한 자회사 임원 인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김 회장은 사장이 공석이 된 DGB 유페이·신용정보·데이터시스템 중 유페이 사장 인선에 각별히 속도를 내고 있다. 신용정보와 데이터시스템은 올 연말 은행 퇴직예정자(1급)를 대상으로 공모절차를 하게 된다. 반면, 유페이 사장은 현재 헤드헌드업체를 통한 공모로 사장 후보군을 벌써 압축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업계에 정통한 역량있는 외부인사를 영입, 빨리 사업 기틀을 다지겠다는 차원에서다. 이렇게 되면 지주사 및 자회사 임원인사 중 가장 먼저 DGB금융에 입성하는 외부인사가 될 전망이다. DGB유페이에 전문경영인이 들어서면 각종 서비스를 보강해 전국을 사업 무대로 역량을 키울 예정이다.

유페이의 사업 역량 강화는 김 회장의 신념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금융 트렌드인 디지털금융과 IT와 접목한 핀테크 분야를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분야가 현재로선 카드관련 사업이라고 본 것. 모바일·인터넷 금융 발달로 영업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더 이상 애향심에만 의지할 수 없어서다. 자칫 금융무한경쟁시대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했다. 향토금융인 DGB금융이 출시하는 상품이라면 무조건 이용하는 중장년층보다는 철저하게 상품별 실익을 좇는 젊은 금융 소비자들의 요구를 선제 반영하는 쪽에 더 무게를 싣는 모양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