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연속 열대야…불볕더위 열흘 이상 이어질 듯

  • 권혁준,마준영,김기태,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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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16 07:22  |  수정 2018-07-16 07:28  |  발행일 2018-07-16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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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지난 14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폐지를 줍던 한 시민이 더위에 지쳐 누워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15일 대구 낮 기온이 사람 체온과 비슷한 36.5℃까지 올라가는 등 ‘대프리카’다운 한증막 더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 13일부터 사흘 연속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대구·경북은 밤낮으로 펄펄 끓고 있다. 폭염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시·도민은 더위와의 전쟁으로 헉헉대고 있다. 이번 더위가 열흘 이상 더 이어질 것이란 기상청 예보는 시민을 더 지치게 만들고 있다.

어제 달성 37.3℃·영천은 37.2℃
휴일맞은 대구 동성로 거리 한산
백화점·영화관 등 실내는 북적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인산인해
49개 소방서 폭염구급대로 지정
얼음조끼 등 체온저하 장비 비치


◆거리 한산 실내 북적

휴일인 15일 오전 11시30분 대구 중구 동성로는 평소 주말에 비해 크게 한산했다. 모자와 선글라스 등으로 자외선을 차단하고, 반바지·민소매 등 가벼운 옷차림을 하고 있는 이들도 그늘을 찾기 바쁘다. 휴대용 선풍기를 들고 다녀도 큰 도움이 안 된다. 반면 대형서점·백화점·영화관·카페 등에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대구백화점 앞에서 만난 김윤정씨(여·33)는 “정말 너무 덥다. 다른 도시도 이런가.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주는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아현씨(여·22)는 “집에 있기엔 너무 더워서 영화 한 편 보러 나왔는데 사람이 너무 많다”고 했다. 어르신은 공원 나무그늘 아래로 피했다. 2·28기념중앙공원에 앉아 있던 김모씨(66)는 “가게에 들어가면 돈만 쓴다. 이런 날엔 집에서 가져온 얼음물을 마시고 나무그늘 아래서 부채질이나 하면서 시간 보내는 게 최고”라고 했다.

◆해수욕장 바글바글

사흘 연속 열대야로 밤잠을 설친 포항시민은 조금이라도 바람이 통하는 야외로 발걸음을 옮겼다. 14일 밤 영일대해수욕장은 더위를 피하려는 가족·연인으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대구에서 온 김영미씨는 “시원한 밤바람이 부는 영일대해수욕장 해안을 산책하면서 무더위도 잊고 여름밤 추억도 만들었다”고 했다. 칠곡 낙동강변도 대낮 폭염과 열대야를 피해 몰려온 주민으로 24시간 인산인해를 이뤘다. 낚싯대를 드리운 채 수박을 먹으며 더위를 잊거나 돗자리를 펴고 잠을 청하는 주민도 부지기수다. 최근 문을 연 칠곡보 야외물놀이장은 지난 주말 8천여명의 피서객이 찾았다. 하지만 수용인원이 3천300여명이어서 많은 이들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15일에도 낮 최고기온이 35℃를 웃돌면서 개장 시각(오전 10시)보다 훨씬 이른 오전 7시부터 피서객이 몰려 주변 제방이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하기도 했다.

◆폭염 대응체제 돌입

지자체와 소방당국은 폭염 대응체제에 돌입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동구 지저동 장모씨(71)가 고열과 어지러움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올들어 대구에서만 열탈진·열경련·일사병 같은 온열질환이 총 10건 발생했다. 이에 시와 구·군은 노숙인 및 쪽방 주민을 위한 혹서기 특별보호대책을 추진한다. 현장대응반을 구성해 복지도우미·자원봉사자 등을 통한 현장방문활동을 지원하고 노숙인시설 안전점검, 유관기관 간 비상연락망 구축, 폭염대비 행동요령 홍보 등을 실시한다. 특히 올해는 무료진료소의 전담간호사 1명이 하던 쪽방방문 진료에 공중보건의도 참여시킨다. 대구소방안전본부도 온열질환 등 인명피해 방지 대응체제에 돌입했다. 소방본부는 8개 소방서 49개 구급대를 폭염구급대로 지정하고 모든 구급차에 얼음조끼, 얼음팩, 생리식염수 등 체온저하 장비를 비치했다. 또 119종합상황실은 온열질환 신고가 들어오면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응급처치 지도를 하고,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실시간 안내한다.

◆불볕더위 열흘 간다

이번 불볕더위는 열흘 이상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15일 대구기상지청은 “당분간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에 강한 햇볕이 더해져 낮 최고기온이 35℃ 내외로 매우 덥고,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다”며 “이번 예보기간(18~25일) 대구·경북의 낮기온은 평년(27~31℃)보다 높은 30~36℃의 기온 분포를 보이겠다”고 했다. 한편 15일 오후 4시 기준(AWS포함)으로 달성(대구)이 37.3℃까지 올라갔다. 이어 영천·신암(대구) 37.2℃, 포항·신녕(영천) 37.1℃, 경주·하양(경산)·칠곡 36.9℃, 지보(예천) 36.8℃, 대구 36.5℃, 의성·영덕 36.2℃, 구미·안동 35.3℃, 상주 35.0℃ 등을 기록했다. 또 대구가 13~15일 연속 열대야가 이어진 가운데 15일 포항, 칠곡, 경산도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칠곡=마준영기자 mj3407@yeongnam.com

포항=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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