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덕도 신공항 추진”… 대구 통합공항 고수할 건가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8-06-19   |  발행일 2018-06-19 제31면   |  수정 2018-06-19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자가 후보 시절 공약이던 가덕도 신공항 추진 방침을 재확인했다. 6조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022년 착공해 2028년 완공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내년 하반기부터 1년 동안 기본계획을 수립한 후 기본설계와 실시설계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기본설계와 실시설계 기간을 줄이기 위해 설계와 거의 동시에 착공하는 패스트 트랙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오 당선자는 중장거리 노선 취항이 가능한 3천500m 활주로를 건설해 24시간 운항하는 관문공항으로 키우겠다는 복안도 밝혔다.

가덕도 공항 계획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제시됐다는 점은 오 당선자의 신공항 건설 의지가 확고하다는 방증이다. 여기에 박재호·전재수 등 부산지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가덕도 신공항을 지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24시간 안전한 관문공항 건설’을 약속한 것도 신공항 건설의 추동력을 높일 요인이다.

대구·경북으로선 부산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막을 뾰족한 방도가 없다. 부산에선 대구·경북은 대구공항 및 K2군공항을 이전해 통합공항을 건설하고, 우리는 가덕도 신공항을 짓겠다는데 뭐가 문제냐는 입장이다. 과거 두 번이나 백지화됐던 영남권 신공항 논리가 먹혀들 상황도 아니다.

차제에 대구·경북도 신공항 문제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 대구 통합공항 성공의 관건은 대구·경북의 항공수요와 주민편의를 충족시킬 수 있느냐다. 하지만 시민들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대구 도심에서 30분 이내의 거리에 통합공항을 건설한다 하더라도 연결 교통망 구축은 또 하나의 난제다. 정부가 통합공항 주변 철도·도로망 건설에 소요될 5조원의 사업비를 국비로 선뜻 내줄 리 없기 때문이다.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만 충당되는 예산으로 영남권 허브공항 역할을 할 번듯한 규모의 통합신공항을 지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래저래 대구의 공항 현안은 딜레마다. 가장 합리적인 해법은 공론화라고 판단된다. 그동안 대구시가 추진해온 통합공항 이전에 이견이 팽배했고 추진동력을 얻지 못한 이유도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까닭이다. 대구공항 존치 및 통합공항 건설, 밀양 신공항 재추진 등 몇 가지 선택지를 두고 대구시민의 뜻을 묻는 게 바람직하다. 여론조사는 대구시의 공항 정책 방향 수정을 위한 출구전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부산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전제로 대구 신공항의 밑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