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민주당의 김천 인물난

  •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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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19   |  발행일 2018-06-19 제30면   |  수정 2018-06-19
[취재수첩] 민주당의 김천 인물난

더불어민주당이 전통적인 불모지인 김천에서 급격한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민주당의 인식은 아직 안일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번 김천시장 선거와 김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후보조차 내지 않았다. 시장과 국회의원 출마 지원자는 있었으나 ‘적임자’가 없었던 모양이다. 결과적으로 ‘변화’를 갈망하며 ‘정치 성향의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김천 표심을 수용할 준비가 부족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김천시의회 사상 최초로 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2명(지역구 1명, 비례대표 1명)이나 탄생했다. 변화를 향한 시민 의지가 적극적으로 표출된 한판이었다. 민주당은 김천시의원 비례대표 투표에서 36.79%를 획득함으로써 의석 한 석을 확보했다. 새정치민주연합으로 21%를 얻는 데 그쳤던 지난번 지방선거 때보다 득표율이 무려 15.79%나 높아졌다.

반면 지난번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으로 79%를 얻는 등 절대 강세를 보였던 한국당은 이번 선거에서 52.37%를 얻는 데 그쳤다. 특히 수도권에서 이주해 온 주민이 다수인 혁신도시(경북드림밸리)가 포함된 김천시의원 가 선거구엔 후보가 7명이나 난립하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 그러나 유효 투표수 2만1천249표 가운데 6천418표(30.20%)를 민주당 후보에게 몰아주며 당선시켜줌으로써 3천776표(17.77%)를 얻어 2위로 당선된 자유한국당 후보를 무색하게 했다.

이처럼 김천의 민심은 변했다. 더 이상 민주당의 불모지가 아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표밭을 가꿀 의지가 의문스럽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과거 민주당 전신의 정당들은 아무리 어려울 때라도 총선 때면 어김없이 후보를 공천했다. 그 후보들은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마당이 기울어진 게임’임을 알면서도 열정적으로 뛰었다. 과거 민주당 후보는 합동유세에서 구수한 말솜씨를 자랑했다. 때로는 절대 강자인 집권당 후보를 향해 날선 비판을 했다. 당시 민주당 후보는 유세장에서 청중을 들었다 놓았다 할 정도로 청중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줬다. 그 시절 민주당 후보의 평균 득표율은 미미했지만 말이다.

민주당은 인내와 시련의 세월을 거쳐 이제 김천 유권자의 관심권에 진입했다. 그럼에도 이번 김천 지방선거에선 두 곳의 경북도의원선거구 가운데 한 곳, 여섯 곳의 김천시의원선거구(지역구 김천시의원 15명) 가운데 한 곳에만 후보를 냈다. 여기에다 시의회 비례대표까지 포함해도 모두 3명의 후보를 내는 데 그쳤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만약 민주당이 국회의원과 시장 후보를 기본으로 각 선거구에 후보를 냈더라면 전체 득표율이 상승했을 것”이라며 “참고로 비례대표 외에 주자를 한 명도 내지 않았던 지난번 지방선거 때보다는 발전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21대 총선이 불과 1년10여개월 후에 치러지는 등 중요한 정치 일정을 앞두고 있다. 김천에 대한 민주당의 관심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앞으로 각종 선거에 경쟁력 있는 후보를 냄으로써 김천시민의 선택의 폭을 넓혀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주기자 (경북부/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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