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대학생 아들과 어머니의‘서예 동행’…나란히 공모전 수상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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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19 08:20  |  수정 2018-06-19 08:20  |  발행일 2018-06-19 제28면
대신대 음악학부 1학년 김예준군
대구미술·서예·문인화대전‘입선’
어머니 장수영씨도‘우수상’ 받아
발달장애 대학생 아들과 어머니의‘서예 동행’…나란히 공모전 수상
서실에서 서예를 연마하고 있는 김예준군.
발달장애 대학생 아들과 어머니의‘서예 동행’…나란히 공모전 수상
한용운의 ‘즉사(卽事)’를 전서로 쓴 김예준군의 작품.

발달장애를 가진 대학생이 꾸준히 서예를 연마,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서예공모전에 입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대신대 음악학부 1학년인 김예준군(19)과 그의 어머니 장수영씨(46).

최근 대구미술협회가 주최한 제38회 대구미술/공예/서예·문인화대전의 서예·문인화 부문에서 김군은 입선을 했고, 장씨는 우수상을 수상했다. 김군의 입선작은 만해 한용운의 한시 ‘즉사(卽事)’를 쓴 전서 작품이다. 장씨는 매월당 김시습의 한시를 쓴 해서 작품으로 우수상을 받았다.

김군이 서예를 시작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다. 15년 전 서예를 시작한 어머니 장씨는 플루트, 종이접기, 주산 등 여러 부문에서 재능을 보이던 아들에게 서예를 가르치면 정서 발달 등에 도움이 될 것 같아 4년 전 함께 서실에 나가 서예를 배울 것을 권했다. 다행히 아들은 잘 따라주었다. 서예 스승은 대구의 중견 서예가 석저 추진호다. 추진호는 “먹물의 농담, 붓을 움직이는 힘이나 속도, 다양하게 표출되는 선과 점의 질감을 보면서 김군의 남다른 예술적 자질을 확인할 수 있어 발전이 기대된다”고 칭찬했다. 그는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이 꾸준히 연습을 해서 입상하는 수준까지 가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무엇이든지 자신이 하기 싫어하면 시킬 수가 없는 등 어려움이 있지만, 집중력이 매우 강한 점 등 장점도 많다. 석저 선생님이 잘 지도해 주셔서 아들이 꾸준히 서예를 잘 공부해 고마울 뿐이다. 아들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 그동안 잘 해온 만큼 재미를 느끼며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일들이 더 있도록 옆에서 계속 도와주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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