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사외이사도 일괄사표 내야” 분위기 확산

  • 최수경
  • |
  • 입력 2018-06-18   |  발행일 2018-06-18 제2면   |  수정 2018-06-18
고강도 쇄신요구속 10명 거취 관심
박인규 前 회장 체제서 선임된 데다
‘견제·감독 기능’ 현 사태 책임 부각

DGB금융그룹이 고강도 쇄신작업을 앞둔 가운데 사외이사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 DGB금융지주 자회사의 상무급 이상 임원 전원은 인적쇄신 차원에서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해 사외이사들의 경우도 DGB금융 내부에 대한 견제·감독기능을 수행해야 할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현 DGB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17일 DGB금융측에 따르면 대구은행 노조를 중심으로, 현재 DGB금융 전체 사외이사 10명(지주 5명·은행 5명)도 인적쇄신 요구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일괄사표를 제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신임 김태오 회장이 조직개혁을 외치는 상황을 고려하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엔 현 사외이사진 모두가 박인규 전 회장 체제에서 선임됐다는 점이 감안됐다. 전 CEO와 학연·지연에 얽매인 연계고리를 확실히 끊어내야 한다는 것. 아울러 지주 사외이사 중에는 김 회장과 출신 고교가 같은 이들도 2명 있어 향후 의사결정 과정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지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사외이사 교체폭과 관련, 특정 인사가 타깃이 되면 책임소재 문제가 불거져 모양새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 때문에 일괄사표 제출 후 재신임 여부를 묻는 형태가 낫다는 견해가 많다. 지주와 은행은 각각 20명씩 사외이사 인력풀을 갖고 있다.

문제는 새 사외이사를 선임할 임원후보추천회(임추위) 구성이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것. 임추위는 사외이사들로 구성되는데, 사의표명을 한 기존 사외이사들이 임추위원을 맡지 않을 수 있다. 임기가 보장된 사외이사들이 이사회를 통해 전원 일괄사의를 결정해도 상법상 임시주총을 통해 후임이 선임될 때까지 그 직을 유지할 순 있다.

전체 사외이사 재편에 시일이 소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구은행 주총에선 금융지주가 유일한 주주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지만, 상장사인 지주는 주총 일정을 일일이 공지해야 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또 지주 사외이사 일부(2명)는 당장 내달 임원인사와 관련, 조만간 김 회장과 함께 그룹임원인사위원회도 꾸려야 한다. 은행 노조 관계자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사외이사들도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인적쇄신에) 즉시 동참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