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포용력 발휘하고 TK에 진정성 보여야

6·13 지방선거 결과 민주당이 압승한 게 맞지만 한국당 등 보수당이 참패했다는 게 더 사실에 가깝다. 한국당의 지리멸렬이 민주당 계열 진보가 사상 최대로 거둔 승리의 밑거름이 됐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재보선에서도 김천을 제외한 11곳을 민주당이 석권하면서 정국운영에 자신감을 갖고 주도권을 행사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자만은 금물이다. 민주당의 이러한 싹쓸이는 한반도 평화 무드와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대통령 지지도 상승, 이른바 ‘문풍’에 편승한 데 크게 기인한다. 민주당은 내치의 안정과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라는 유권자들의 요구를 겸허하게 포용·수용하는 한편, 여전히 무력함을 보인 TK의 민심을 얻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민주당은 그동안 철옹성으로 여겨졌던 PK와 울산지역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지역주의의 공고한 벽을 거의 완전히 허물어뜨린 기록을 썼다. 중앙권력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장악하게 됐고, 수도권과 호남 위주의 권력기반을 전국으로 확장했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책임도 무거워졌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국민의 승리’라고 규정하며 얼마든지 자축은 하더라도 오만해선 결코 안 된다. 국회운영은 물론 정계개편과 국정운영에서 책임정치를 구현해나가라는 게 민심의 명령이다. 민주당이 전적으로 잘 해서 얻은 승리라기보다는 앞으로 잘 하라고 기회를 준 거다.

민주당은 전국적으로는 승리했지만 유독 TK에서만 패배했다. TK에서 민주당의 실패는 지금껏 반짝 구애에 그쳤을 뿐 전력을 경주하지 않은 당연한 결과다.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홍의락 국회의원은 민주당의 지지보다는 개인의 경쟁력을 무기로 삼았다. 다른 지역과는 달리 한국당의 TK 수성은 역으로 민주당의 실책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바탕으로 한다. 한국당 역시 잘해서 이 지역에서 계속 지지를 받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했을 듯하다. TK 지역 민주당 후보들이 당의 지지율을 깎아먹을 정도로 본인의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 게 문제였다. 민주당이 TK의 민심을 얻으려면 참신한 인물을 발굴하고 경쟁력 있는 후보로 키워나가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지방선거 이후 산적한 국가적 과제는 승리의 기운을 국정운영의 동력으로 전환해나갈 통합의 리더십을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무엇보다 경제 살리기에 매진해 성과를 내야 한다. 일자리 창출, 근로시간 단축, 소득주도성장 등 하나같이 쉽잖은 난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한 범정치·사회적 합의 도출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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