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치매와 간병

  • 백종현
  • |
  • 입력 2018-06-15   |  발행일 2018-06-15 제23면   |  수정 2018-06-15

불로(不老)는 늙지 않고 사는 것이다. 장생(長生)은 오래 사는 것을 말한다. 두 단어를 합친 한자어가 인류의 오랜 큰 꿈인 불로장생이다. 역사적으로 늙지 않고 오랜 삶을 갈망한 대표적 인물은 중국의 진시황이다. 진시황은 막대한 부와 권력을 동원해 불로장생 명약을 찾았으나 겨우 50세까지만 살았다.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은 80세까지 육박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100세 이상 인구는 1만7천943명이다. 2013년 1월 1만2천807명과 비교하면 5년 만에 40% 늘었다. 10년 전인 2008년 1월에 비해서는 100세 이상 인구 증가율은 무려 7배 넘는다.

이번에는 전 세계로 눈을 돌려보자.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 최고령은 1900년 3월20일에 태어난 자메이카 출신의 바이올렛 브라운이다. 그는 지난해 9월15일 117세로 숨지기 며칠 전까지 일을 했다고 한다. 역사상 세계 최장수 기록은 122세 164일을 살았던 프랑스의 잔 칼망 할머니였다. 그녀는 1875년 2월21일에 태어나 1997년 8월4일 요양원에서 사망했다.

세계적으로 최장수 어르신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치매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치매는 우리나라와 같은 초고령화 사회에서는 최악의 재앙이다. 초고령화 사회에서는 아이들의 울음소리는 사라지는 반면 치매를 앓는 어르신들의 고함소리는 높아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치매환자 100만명 시대가 바로 코앞이다. 지난해 6월 기준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어르신은 707만명이고 이 중 치매환자는 72만5천명이나 된다. 어르신 치매환자가 2024년 100만명을 돌파하고 2050년에는 270만명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고령화 속도에 맞춰 치매환자도 증가하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치매환자 1인당 관리 비용은 연간 2천만원이 넘는다는 계산도 나와 있다. 먹고살기 힘든 시대에 이 정도 비용이라면 웬만한 가정에서는 감당하기 어렵다. 사람이 치매에 걸리면 호전되기 어려워 환자와 가족들은 엄청난 고통을 받게 된다. 인간 100세 수명시대에 치매라는 재앙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가정 중심이 아닌 국가 영역의 간병 대책을 세워야 한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