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회담 취소에 경북도 대북사업 긴장

  • 임호,김기태
  • |
  • 입력 2018-05-26 07:36  |  수정 2018-05-26 07:36  |  발행일 2018-05-26 제10면
道, 문화·예술 교류 등 계획
포항시는 철강 등 경제협력
“회담재개 기대하며 준비할 것”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취소를 전격 발표하자 최근 다양한 남북 경제협력을 구상했던 경북도와 포항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통일시대에 대비해 흔들림 없이 경제협력사업을 진행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김성학 경북도 정책기획관은 25일 “경북도는 과거 박근혜정부 시절, 남북관계가 최악이었을 때도 미래 통일시대를 위해 남북교류협력 기본계획을 수립했다”며 “지금은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양국의 관계가 악화됐지만 머지않아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판단한다. 언제든지 경제협력이 가능하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지난 4월27일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3단계 교류협력 추진 전략을 수립했다. 대북제재가 유지되는 1단계에선 문화·예술·스포츠 교류를 통해 경북이라는 도시를 북녘 땅에 널리 알리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북한 양궁 선수단 초청 교류전을 시작으로 오는 9월엔 안동국제탈춤축제에 북한 공연단을 초청하는 한편 평양·경주세계문화엑스포 개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대북제재가 해제되는 2단계에선 양파종자·농기계 지원, 북한 산림 녹화를 위한 묘목·종자·양묘장 설치 및 북한과의 산림 공동연구 등에 나선다. 교류가 활성화되는 3단계에선 본격적인 경제협력을 진행하는 게 골자다. 포항 영일만항을 포항~북한(나진)~러시아(자루비노항 등)를 잇는 환동해권 북방 물류 특화항만으로 육성한다는 복안을 세웠다. 물류산업이 활성화되면 포항 영일만항 국제여객부두를 조성, 한국~북한~러시아~중국~일본을 연결하는 환동해 크루즈 상품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경북도는 북미 정상회담이 6월12일 개최되는 것이 취소됐을 뿐 여전히 대화의 여지가 남아있는 데다 양측이 정상회담에 반드시 임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한 만큼, 세 단계 교류협력 추진 전략을 보다 세밀하게 준비해 정상회담 이후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포항시도 북미정상회담 취소 소식에 안타까움을 나타냈지만 회담 개최 가능성이 열려 있는 만큼 기대의 끈을 놓지 않고 차분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권혁원 포항시 미래전략산업과장은 이날 “북미 회담이 성사될 여지가 충분히 남아 있다. 조속히 회담이 재개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서 북한과의 경제 교류 필수조건인 대북 제재 등 문제가 풀리기를 기대했으나 결국 회담이 취소돼 아쉬움을 나타냈다. 북한을 포함한 북방지역 교류사업을 준비해 온 권 과장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방경제협력이 핫이슈로 떠오르면서 포항시는 남북·북방지역과의 경제협력을 위해 물류·산업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중단된 나진-하산 프로젝트 재추진과 북한의 희토류 기지화, 포항산 H빔·철도레일 등 철강제품 수출을 통해 침체된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권 과장은 “북미 회담이 완전히 무산됐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침체된 지역 경제 부흥을 위해서라도 북미회담이 재개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임호 기자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김기태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