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DGB 임원추천委 검증 돌입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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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23   |  발행일 2018-04-23 제21면   |  수정 2018-04-23
금융지주 회장후보 거물급 외부인사 없었다

DGB금융지주 회장과 대구은행장을 선임하는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가 23일, 26일 각각 응모자의 절반을 추려내는 서류심사를 진행한다. 후보군 검증작업이 본격화된 셈이다.

총 13명이 응모한 금융지주회장의 경우, 외부인사 영입으로 문호를 활짝 열었지만 막상 중량감 있는 인물들은 보이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따라서 유력인사를 먼저 압축하기보다 후보자 중에서 한 명씩 제외시키는 ‘뺄셈식 추천’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

은행장직에 출사표를 던진 전·현직 임원 11명은 채용비리 의혹과 수성구청 펀드손실보전사태의 가담 정도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전망이다. 아울러 박인규 전 행장체제에서의 그림자 지우기와 핵심 부서 임원 경력이 은행장 후보자 선정에서 큰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DGB금융지주회장과 은행장의 윤곽은 각각 다음 달 8일과 10일 열리는 최종면접에서 드러난다. 정식 선임은 5월31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 및 임시 이사회에서 이뤄진다.

■ 지주회장직, 뺄셈식 후보 압축

지주회장 응모자 중 외부인사는 모두 6명이다. 대부분 지역에서 중·고교를 나온 이들이다. 하지만 당초 기대했던 만큼의 거물급 인사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원활한 대관업무수행을 위한 풍부한 인적네트워크 △DGB그룹 역량 강화 △은행업무 이해도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젊은 CEO 등이 중요 검증포인트다. 만약 외부인사에서 적임자를 찾지 못하면, 내부 출신 인사도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크다.


지주회장직, 뺄셈식 후보압축
은퇴 10년 안팎 내부후보 많아
“트렌드 분석·소통력 부족” 지적
최종 후보에는 내·외부 1명씩

은행장, IT·마케팅 경력도 영향
박 전 행장 체제와 연결 없어야
채용비리 연루 정도 등서 당락


현 정부의 유력 부처 장관과 고교 동기인 A씨(60)는 외국계 은행 부행장을 역임했지만, 부행장 경력이 지주회장직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다. 근무했던 은행도 대구은행과 사업규모가 비슷한 데다 최근엔 영업력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어 DGB금융그룹의 전체 살림을 진두지휘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지 않겠느냐는 평가가 나온다. 시중은행의 부행장과 증권사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B씨(65)는 전직 대통령의 고교 후배이고 나이도 비교적 많은 것이 불리한 요소로 꼽힌다. 은행장 출신인 C씨(60)는 임원 경력과 역량은 나무랄 데 없지만, 시·도청 금고 유치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해 온 라이벌 금융사 출신이라는 점이 껄끄럽다. DGB그룹이 경쟁사의 사업패턴을 알고 업무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일부 목소리도 있지만, 내부의 거부감이 임추위로선 부담이 될 수 있다. 보험사 대표를 지낸 D씨(64)는 은행업무 경험이 많지 않은 게 흠이다. E씨(54)는 젊지만 은행 임원 경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반면 내부 출신 인사들은 현장을 떠난 지 10년 가까이 되는 이들이 많아 수시로 변하는 금융 트렌드를 읽어내고, 계열사 직원들과 원활한 소통을 하기엔 한계가 있지 않냐는 지적이 있다. 금융당국은 강제조항은 아니지만 금융지주회장은 최소 금융지주 및 계열사에서 2군데 이상 CEO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임추위가 이 같은 금융당국의 메시지를 마냥 외면하기는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최종면접 후보(2명) 명단에는 외부인사와 내부 출신 인사가 각 1명씩 올라갈 개연성이 커 보인다.

■ 은행장은 기존 체제와의 절연성 중요

11명이 지원한 은행장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의 연속이다.

은행장은 △박 전 행장 체제와의 연결성 △핵심 본부담당 임원경력 △채용비리 및 수성구청 펀드손실보전사건의 연루 정도 등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교롭게도 타이밍상, 금융당국 조사·임추위 후보자 검증·검찰수사가 한데 맞물려 돌아가는 형국이다.

금융 당국은 지난주부터 11명 후보자 중 한 명의 자녀가 DGB금융지주 계열사에 취업한 것과 관련해 비리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은행장 선임절차 진행과정에 중대 변수로 작용할 여지가 있어 은행 안팎에선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성구청 펀드손실보전 논란과 관련해선 금융당국이 실제 주도했던 인물들을 중심으로 제재 조치를 취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번 은행장직에 도전장을 낸 후보자 중에는 손실보전을 직접 주도한 인물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행장과 학연·지연 등으로 얽힌 이들은 은행장에 간택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편이다. 후보군 중 이른바 박 행장의 ‘호위무사’로 불리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이런저런 상황을 모두 감안하면 실제 임추위가 은행장감을 고르기는 쉽지 않다. 임추위가 어느 선에서 컷오프를 할지가 중요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IT(전산)·전략기획·마케팅·리스크 관리 등 은행 핵심업무 담당 임원경력이 후보자군 압축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위기도 있다. 채용비리 조사결과 등 돌발 변수가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초 거론되지 않은 인물이‘다크호스’로 부상할 개연성 또한 적지 않다고 은행 안팎에선 전망하고 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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