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식장 유기견…이대로 괜찮은가

  • 조진범
  • |
  • 입력 2018-04-21   |  발행일 2018-04-21 제16면   |  수정 2018-04-21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번식장 유기견…이대로 괜찮은가
하재영 지음/ 창비/ 316쪽/ 1만5천원

최근 들어 반려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반려견을 소재로 한 TV프로그램도 속속 나오고 있다. 반려견의 잘못된 행동을 교정하는 내용이 많다. TV를 통해 ‘반려견 잘 키우기’가 소개될 만큼 주위에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 책은 개에 대한 이야기지만, 결코 가볍게 읽을 수 없다. ‘번식장에서 보호소까지, 버려진 개들에 대한 르포’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논픽션이다. 실제 벌어지고 있는 안타까운 일이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 저자가 고심해 썼다는 첫 문장의 의미가 새삼 무겁게 다가온다. ‘멀리서 음악 소리가 들렸다.’ 경기도 남양주의 개농장에서 들려온 팝송을 저자는 자의적으로 듣지 못한다고 토로한다. 저자는 달팽이들, 스캔들 등을 발표한 소설가로, 2013년부터 동물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저자는 갈 곳 없어진 강아지 ‘피피’를 떠안게 되면서 유기견에 관심을 갖게 됐다. 번식장, 경매장, 보호소, 개농장, 도살장을 취재하고,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개 산업의 실태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펫숍 쇼윈도의 귀여운 강아지들이 애견 번식장에서 태어나고, 번식장의 개들은 켜켜이 쌓인 배설물 위의 케이지에서 일생을 보내며 기계처럼 임신과 출산을 반복한다고 한다. 또 유기견 문제가 개식용과 뗄 수 없이 결부돼 있다는 게 나온다. 한마리의 강아지에서 시작한 여정이 유기견 문제를 통한 동물권,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한 논의까지 불러일으킨다.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