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4월22일은 국가기념일 새마을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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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18   |  발행일 2018-04-18 제29면   |  수정 2018-04-18
[기고] 4월22일은 국가기념일 새마을의 날
하윤수 (대구 수성구 새마을회장)

지난 3월 중순 대구에는 100여 년 만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다. 이날 오전 직장인과 학생들은 눈 때문에 대중교통이 마비되고 도시철도 3호선마저 2시간가량 정차하는 바람에 출근 및 등교 시간에 큰 곤란을 겪었다. 평소보다 늦게 출근했고 심지어 걸어가는 시민도 많았다. 조심조심 길을 걷다 잘못하면 넘어질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누구 하나 거리에 나와 눈을 치우는 광경은 보기 어려웠다. 한참을 걷다 녹색 조끼를 입은 몇몇 사람이 아파트 주변 도로에 쌓인 눈을 분주히 치우는 모습을 보았다. 바로 새마을지도자들이었다.

새마을운동에 대한 여러 평가가 있지만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항상 새마을운동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나는 시대가 바뀌고 이념은 달라도 근면, 자조, 협동의 새마을운동 기본정신은 우리가 간직해야 할 정신이라고 본다. 배고프고 힘든 지난 시절 국민은 새마을운동을 통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품고 배고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근면, 자조의 정신으로 함께 노력했다. 나는 정치엔 거의 문외한이다. 그런데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이런 말을 하면 그 시대의 유물, 정치적인 잔재 등으로 폄훼하며 다 같은 보수의 무리로 치부한다. 정말 안타깝다.

국내에서 과거 특정인의 정치적 업적과 연계한 새마을운동을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며 전국 관공서에 걸린 새마을 깃발 철거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 같은 민원에 일부 지자체가 깃발을 철거하고 있다.

작년 11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한 일부 국가 정상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새마을운동 지원 사업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과거 정부의 성공한 업적은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공언했다. 경기도 성남 새마을중앙연수원에는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과 아프리카 일부 나라에서 새마을운동을 배우기 위해 자비를 들여 공무원 및 지식인 연간 수백 명이 방문한다. 국내에서 저평가되는 새마을운동이 해외 개발도상국에서 각광받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새마을운동은 새마을 정신을 기본 바탕으로 원래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현 시대에 맞게 재구성돼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국위를 선양하는 데 당당히 한몫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도 전국의 200만 새마을지도자들이 지역의 발전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대가 없이 묵묵히 땀 흘려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이분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얼마 전 아침에 목격한 광경은 어떠한 시나리오로 만들어진 광경이 아니다. 단지 주민의 안전을 위해 쌓인 눈을 함께 치운 것에 불과하다. 작은 실천이고 약간의 희생이지만 이런 분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의 앞날은 그래도 살 만하다.

지난 3월 정성헌 한국DMZ평화생명동산 이사장이 제24대 새마을운동중앙회장으로 취임했다. 정 회장은 “새마을운동의 기본정신에다 생명, 평화, 공경운동으로 발전시켜 대국착안(大局着眼), 소국착수(小局着手), 실사구시(實事求是), 정도실천(正道實踐)의 16글자를 스스로 잘 새기면서 실천하며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즉 크게 생각하고, 실천은 구체적으로 하여 이념의 눈이나 진영의 눈으로 사물과 사람을 보지 않고 사실을 현실 그대로 보고 올바르게 실천하겠다는 뜻이다. 눈 오는 아침 스스로 눈을 치우는 새마을지도자의 모습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

2011년 3월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 4월22일을 새마을의 날 국가기념일로 공표했다. 전국에서 이날을 전후해 기념식을 하고 새마을기 게양 및 각종 새마을 관련 행사를 거행하게 된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오는 20일 정부부처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작지만 의미 있는 기념식이 거행된다. 올해로 8회째 행사가 치러진다.

현재 달력에는 4월22일이 정보통신의 날, 지구의 날로 표기돼 있다. 아직 홍보가 널리 안 된 관계로 달력에 기념일 표기가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내년 달력에는 위의 날과 더불어 4월22일에 새마을의 날이 추가로 표기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이날 하루만큼은 보수·진보 좌우 이념을 넘어 잊혀 가는 새마을운동을 조금이나마 생각하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 하윤수 (대구 수성구 새마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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