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빨라진다는데…한은 기준금리는 어쩌나

  • 입력 2018-02-25 00:00  |  수정 2018-02-25
27일 금통위 동결 전망 유력…다음달 한미 정책금리 역전될 듯
성장 온기 확산 더딘데 통상마찰로 수출에도 노란불

 미국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진다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5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상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다고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미 양국 정책금리가 역전되며 한국 경제가 감내하기 어려운 금리인상을 어쩔 수 없이 할 상황이 올까 우려된다.

 

 ◇한은 두달 연속 금리동결 전망

 

 금융투자협회가 8∼13일 채권관련 종사자 100명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93%가 이번달 금리동결을 전망했다.


 경기회복 불확실성과 1천45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 부담이 근거로 제시됐다.


 소수의견 기대도 높지 않다.

 

 한국 경제는 지난해 3% 성장세를 회복했지만 경기 과열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올해는 연초부터 미국이 보호무역주의 강화 공세를 펼치며 성장동력인 수출에 노란불이 켜졌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연합뉴스 특파원과 만나 "통상 마찰 문제를 어느 정도는 예상했지만 그 이상으로 강화되면서 걱정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성장 온기가 확산하는 속도는 기대보다 상당히 더디다. 이런 상태가 반영돼 물가상승 압력은 좀처럼 높아지지 않는다.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은 아직 효과가 날 단계가 아니다.


일자리 감소만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청년 일자리 문제는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조선업 구조조정에 이어 GM 공장 폐쇄로 지역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이 총재 퇴임전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결정 금통위인 점도 동결 기대를 높인다.

 

 ◇미국 금리 올해 4번 올리나…정책금리 역전 어디까지
 
 올해 미국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은 2∼3회에서 3∼4회로 옮겨가고 있다. 작년 말께 골드만삭스가 4회 인상을 꺼냈고 이후 JP모건과 바클레이스도 동참했다.
 '미스터리'라던 저물가는 벗어나는 흐름이다. 한은은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7월이후에는 목표 근접 수준에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칠 우려가 있다.
 국제금융센터 김동완 실장은 "투자자들이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짐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금융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며 "금리 인상에 따라 그 주기도 짧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열 총재는 "경제 주체들이 3회를 예상하고 계획을 짰는데 그보다 빠른 속도로 올리거나 유럽중앙은행(ECB) 등도 긴축적인 모습을 보이면 분명 애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다음 달이면 한미 정책금리가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8월 이래 약 10년 반만이다.
 당장 자본유출이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환율 상승으로 긍정적 효과가 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금융불안 요인이다.


 또, 글로벌 금융시장 통합 경향으로 한은이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시장금리가 미국 정책금리를 따라 오르며 사실상 긴축효과가 날 수도 있다.
 서울대 김소영 교수는 "장기적으로 미국 금리 인상을 한은이 어느 정도로 쫓아가야하는지 등에 관한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올해 1∼2회 금리 인상을 전망한다.
 4월은 새 총재가 취임한 직후라는 점에서 가능성이 작게 점쳐진다. 일부에서는 5월 예상을 내놓고 있지만 지방선거 직전인 점이 부담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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