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수성, 조건 안갖추고 오픈 홍보 말썽

  • 박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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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23 07:22  |  수정 2018-02-23 07:22  |  발행일 2018-02-23 제8면
인접 도로확장이 증축허가조건
토지보상 절차조차 못끝낸 상태
구청 “도로공사 완료 안 되면
예식장 임시 사용승인 않을 것”

호텔수성이 증축사업의 허가 조건인 ‘도로확장’ 착공에는 손도 대지 않은 채 신축 건물의 예식장과 나이트클럽 오픈 홍보를 진행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교통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 시설이 문을 열 경우 수성못 일대가 심각한 교통난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수성은 지난해 12월부터 홈페이지 등을 통해 새로 짓고 있는 수성스퀘어(옛 컨벤션센터) 3층에 오는 5월12일 예식장을 오픈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예식장에는 534㎡(162평)와 407㎡(123평) 규모의 웨딩홀 2개를 갖출 예정이다. 호텔수성은 앞서 2016년 3월부터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2만5천㎡ 규모의 해당 건물과 객실동 신관(연면적 1만2천㎡), 주차장(977대) 등 부대시설을 늘리는 증축공사를 벌이고 있다.

문제는 증축사업의 선결 조건인 호텔수성네거리~불교한방병원(275m) 구간의 도로 확장공사가 첫삽도 뜨지 못했다는 점이다. 수성구청은 2015년 9월 해당 구간의 도로를 왕복 2차로에서 왕복 4차로로 확장하는 조건으로 호텔수성에 증축 허가를 내줬다. 그러나 호텔수성은 예식장 오픈 예정일을 두달 반 남짓 앞둔 현재까지 도로확장을 위한 토지보상조차 끝내지 못한 상태다. 다만 수성구청에 토지보상비 33억원을 납부한 상태다.

호텔수성은 지난 연말에도 비슷한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수성스퀘어 지하 1층에 입점할 예정인 성인나이트클럽이 지난해 12월28일 오픈한다며 홍보전단을 대대적으로 뿌린 것. 지난 달엔 건물 사용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간판을 달았다가 불법 광고물로 지적받았고, 주민 반발 등에 부딪혀 결국 철거하기도 했다.

증축사업에 따른 교통영향평가 최종 보고서에 의하면 준공 후 호텔수성의 발생 교통량(진출·입)은 평일 5천194대, 주말 1만55대로 파악됐다. 피크타임(오후 6~7시)의 경우 평일 501대, 주말 754대의 교통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호텔수성 앞 도로가 확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예상 교통량의 대다수를 유발하는 예식장과 나이트클럽이 들어설 경우 수성못 일대는 심각한 교통난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호텔 측은 지난달 수성스퀘어 건물만 우선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며 수성구청에 임시 사용승인 신청을 했다. 그러나 수성구청은 공용부분 마감공사 미비, 설계도면 불일치 등의 이유로 반려했다. 이에 호텔수성은 미비점을 보완해 조만간 임시 사용승인을 재신청한다는 계획이다. 호텔수성 관계자는 “현재 도로확장을 위한 토지보상 협의를 하는 중”이라며 “보상을 완료한 곳도 있고 나머지 부분의 경우 토지 재결수용 신청을 통해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수성구청 관계자는 “준공 전에 시설 오픈을 홍보하는 것까지 뭐라고 할 순 없다”면서도 “임시 사용승인 신청이 다시 들어오더라도 도로공사가 완료되지 않으면 교통량을 가장 많이 유발하는 예식장은 승인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광일기자 park8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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