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현숙의 전통음식이야기] 과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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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21   |  발행일 2018-02-21 제30면   |  수정 2018-02-21
[권현숙의 전통음식이야기] 과메기
과메기

추운 겨울철이면 동해안 바닷가에서는 찬 바닷바람을 이용한 과메기 건조에 일손이 바빠진다. 올겨울처럼 유난히 추울 때 말린 과메기는 맛을 한층 더해준다. 포항지역의 대표적 특산물인 과메기는 포항, 구룡포, 영일, 대보 지역 주민의 중요한 소득원이 되었다. 지금의 과메기는 11월 하순부터 이듬해 2월까지 싱싱한 꽁치를 매서운 겨울 바닷바람에 얼리고 말리는 과정을 통해 쫀득쫀득한 서민들의 술안주로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꽁치(貢魚)는 고등어와 더불어 오랜 세월 동안 우리 밥상에서 인기를 누려 왔다. 꽁치는 가을에 많이 잡히고 칼 모양을 닮았다 하여 추도어(秋刀魚) 혹은 밝은 빛을 쫓는 성질이 있다 하여 추광어(秋光魚)라 부르기도 한다. 과메기는 청어의 눈을 꼬챙이로 꿰어 말렸다는 관목(貫目)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영일만 지역에서는 목(目)이란 말을 할 때 “메기” 또는 “미기”라 부르기도 한다. 예로부터 동해안 지방에서는 청어가 많이 잡혀 청어를 부엌 살창(부엌의 환기구)에 걸어놓고 건조시켰다. 밥을 지을 때 솔가지를 많이 사용하였는데 이때 솔향을 머금은 연기가 살창으로 빠져나갈 때 열과 연기로 청어를 해동시키고 한밤중에는 열이 식어 다시 어는 과정이 되풀이되었다. 이렇게 솔향이 밴 청어 과메기는 궁중에 진상까지 하게 되었다. 조선시대 진상품으로 뽑힌 과메기는 영일과 장기 등에서 만든 관목청어뿐이다. 동국여지승람 영일편의 기록에 의하면 매년 겨울에 청어가 주진(注津·지금의 영일만 하구)에서 처음 잡혀 이를 관에 진헌한 다음에 고기잡이를 시작했다.

[권현숙의 전통음식이야기] 과메기
<전통음식전문가>

과메기를 만들어 먹게 된 유래는 여러 가지가 있다. 재담집인 소천소지(笑天笑地)에 의하면 동해안 지역에 사는 선비가 한양에 과거를 보러 가는데 도중에 배가 고파 바닷가 나뭇가지에 청어가 걸려 있어 하나 먹어보았는데 맛이 너무 좋아 집에 돌아온 후에도 겨울마다 청어의 눈을 꿰어 얼렸다 말렸다 했다는 얘기가 과메기의 기원이 되었다고도 한다. 또 뱃사람들이 배 안에서 반찬으로 하려고 배의 지붕에 던져 놓았는데 이 청어가 얼었다 녹았다 하여 저절로 과메기가 되었다는 말도 있다. 규합총서에는 “비웃(청어)을 들어보아 두 눈이 서로 통하여 말갛게 마주 비치는 것을 말려 쓰는 그 맛이 기이하다”라는 기록이 있다. 원래 과메기의 원재료였으나 1960년대 이후 청어가 잘 잡히지 않아 귀하게 되자 대신 꽁치로 만들기 시작했다. 꽁치는 고등어, 정어리, 전갱이 등과 함께 등푸른 생선 중 하나로 DHA, 비타민E·B·A, 셀레늄(Se)이 풍부하다. 붉은색 부분에는 악성 빈혈에 효과가 있는 브롬도 다량 함유되어 있다. 과메기는 얼고 녹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DHA, 오메가3 등이 월등히 증가한다. 기력저하나 뇌의 영양 공급에 상당한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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