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적 5천179㏊ 중 96% 생태탐방구역…주말 4개 체험프로그램 운영

  • 황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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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13 07:35  |  수정 2017-12-13 07:38  |  발행일 2017-12-13 제12면
봉화 춘양면 국립백두대간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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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춘양면 서벽리에 위치한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전경.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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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춘양면 서벽리에 위치한 주요 시설물.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제공>

일반적으로 ‘수목원’은 나무를 비롯해 다양한 식물을 전시·관리하는 공간으로 알려져 있지만, 법률에서 정의하는 수목원은 보다 복합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다. ‘수목원 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수목원은 수목유전자원을 수집·증식·보전·관리 및 전시하고, 그 자원화를 위한 학술적·산업적 연구 등을 하는 시설로 보다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기후변화에 대응해 산림생물자원을 보전하고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기후대별·식생대별로 3곳의 국립수목원을 조성했다. 그중 첫째가 바로 봉화에 위치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다.

‘십승지’ 알려진 천혜의 자연환경
국내외 식물종자 4만5천점 보관
세계 최초로 ‘시드볼트’ 운영
호랑이 서식지 재현 호랑이숲 조성
백두산호랑이 3마리 적응후 공개

전문해설사 스토리텔링과 함께
전기차 타고 수목원 돌며‘힐링’


◆십승지로 알려진 천혜의 자연환경

2009년 첫삽을 떠 2015년 준공하고 지난해 9월부터 임시 운영 중인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봉화 춘양면에 위치해 있다. 춘양은 정감록에 기록된 ‘십승지(十勝地)’ 중 한 곳으로 전쟁이나 천재지변이 일어나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피난처로 알려져 있다. 오랫동안 외부와 단절돼 있었던 만큼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하고 있어 수목원으로서는 최적의 장소라 할 수 있다.

특히 총면적(5천179㏊)의 96%인 4천973㏊가 생태탐방구역이며, 또 이 구역의 26%는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은 원시림·희귀식물 등 다양한 유형의 자생지를 포함하고 있어 보전 필요성이 매우 높다. 또 해발 1천m의 높은 산들로 둘러싸인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기후변화 지표종인 고산식물을 대상으로 기후변화를 사전에 예측하고 대응하는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이처럼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단순히 방대한 규모로서가 아니라 생물유전자원을 보전하고 연구하는 수목원으로서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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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방문한 체험객들이 전기차를 타고 수목원을 둘러보고 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제공>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특별시설

산림청 자료에 의하면 지구상에 서식하는 생물종 31%가 최근 36년 사이에 종적을 감췄다. 이 같은 국제적인 환경위기 속에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산림생물종의 다양성 유지·보전을 위해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가운데 아주 특별한 시설이 바로 ‘시드볼트(Seed Vault)’와 ‘호랑이숲’이다.

시드볼트는 세계 최초의 야생식물종자영구보존시설로 지구상에서 사라져가는 식물종자를 확보하고 보존하기 위해 건설됐다. 최대 200만점의 종자 저장이 가능하며, 현재 약 4만5천점의 종자를 보관하고 있다. 시드볼트는 국내외 종자를 중복 저장함으로써 지구 온난화로 대표되는 기후변화와 언제 발생할 지 모르는 국가재난에 대응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수목원에 웬 호랑이냐며 의아해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호랑이숲을 조성한 이유는 명확하다.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동물인 호랑이는 1900년 무렵까지 한반도를 비롯해 러시아 등지에 분포했지만, 1921년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종적을 감췄다. 사라진 백두산호랑이의 종 보전 및 연구 활동을 통해 한국 호랑이의 명맥을 이어나가고자 백두대간 상징동물인 호랑이의 서식지를 재현한 호랑이숲을 조성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3마리의 백두산호랑이가 호랑이숲에서 생활하기 위해 단계별로 적응훈련 중이며, 적응훈련이 완료되면 일반인에게도 공개할 예정이다.

◆오감만족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가벼운 산책과 함께 백두대간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일상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는 가장 기본적인 체험에서부터 수목원이 마련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특별한 경험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백두대간수목원에서 누릴 수 있는 호사다.

전문해설사의 스토리텔링과 함께 전기차를 타고 수목원을 둘러보는 ‘타go걷go’ 프로그램부터 시작해 보자. 주말에는 4개 주제별로 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숲의 기운을 받아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약숲’, 수목원의 인기 전시원을 걸으며 자연을 즐기는 ‘길숲’, 백두대간 자생식물을 보고 배우는 ‘참숲’, 자연이 주는 놀잇감을 이용해 즐겁게 뛰노는 어린이 전용 프로그램인 ‘놀숲’이 있다.

이밖에도 계절에 따라 특화된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이 이뤄지는 성탄절에는 가족단위 방문객을 위한 1박2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관계자는 “자연의 소중함을 국민에게 알리고 자연을 통한 차별 없는 국민 복지를 제공하기 위해 조성된 곳”이라며 “사계절마다 피고지는 아름다운 꽃과 나무로 인해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봉화=황준오기자 joon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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