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상위권 ‘복불복 정시’ 우려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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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13 07:15  |  수정 2017-12-13 07:15  |  발행일 2017-12-13 제1면
수능 표준점수 격차 좁혀져 ‘촘촘’
서울대 인문 최고∼최저 5점 불과
“경쟁률이 커트라인 결정하는 상황
하향지원 늘고 눈치작전 더 치열
상위학과 미달 등 서열 무색 가능성”

2018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선 특히 문과 상위권 수험생들이 지원에 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수능시험 변별력 약화로 이들 수험생의 표준점수 격차가 상대적으로 더 좁혀졌기 때문이다.

12일 전국 주요 입시업체가 발표한 2018학년도 정시모집 지원가능 점수 배치표를 전년도 배치표와 비교 분석한 결과, 서울대 인문계열 학과에서 표준점수 최고~최저점은 2017학년도(800점 만점)에 538~528점으로 10점 차였지만, 2018학년도(600점 만점)엔 396~391점으로 5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처럼 표준점수 격차가 줄어든 것은 지난해보다 평균점 주변에 수험생이 더 몰렸기 때문이다. 이는 동점자 대량 양산을 초래해 자칫 ‘복불복’으로 정시 성패가 갈릴 우려도 크다.

문과생들이 치르는 수학 나형의 경우 1등급 비율이 7.68%로 전년(4.74%)보다 크게 늘었다. 자연계열인 수학 가형 1등급 비율(5.13%)과 비교해도 훨씬 높다. 국어 1등급 비율도 4.9%로 전년(4.01%)보다 늘었다.

탐구영역도 변별력 확보에 기여를 못 하고 있다. 과목별 1등급 비율은 경제 11.75%를 비롯해 생활과윤리 6.66%, 윤리와사상 7.97%로 예년 수준보다 훨씬 높다. 이들 과목을 선택한 수험생은 만점자가 속출해 표준점수 비교에서 상당히 불리하다.

곽병권 대구진학지도협의회장은 “상위권 수험생의 점수 차가 예년보다 줄어 대학별 학과 경쟁률이 커트라인을 결정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면서 “이럴 경우 수험생들이 몇 점씩 안정 지원하는 경향이 많을 것이다. 이에 주요대 상위권 학과가 미달되는 등 학과 서열이 무색해져 눈치작전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희망 학교보다 한 단계 낮은 곳을 지원하는 수험생이 늘면서 재수를 선택하는 수험생도 늘어날 수 있다”면서 “정시는 오직 수능 점수로 합격이 결정되는 만큼 여러 교육기관에서 제시한 지원가능 점수 배치표를 꼼꼼하게 비교·분석해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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