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빙속여제…‘부동’의 빙속황제

  • 입력 2017-12-11 00:00  |  수정 2017-12-11
■ 2017∼2018 ISU 4차 월드컵
20171211
10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유타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이상화가 질주하고 있다(왼쪽). 이승훈은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빙속여제’ 이상화(스포츠토토)와 ‘빙속황제’ 이승훈(대한항공)이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이상화는 전성기 기량을 점점 되찾아가며 여자 500m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고다이라 나오(일본)를 위협하고 있고, 이승훈은 매스스타트 챔피언의 품격을 과시하며 올림픽 메달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상화는 10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유타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4차 대회 둘째 날 500m 2차 레이스에서 은메달을 추가했다.

이번 시즌 4차례의 월드컵에서 고다이라와 맞대결을 펼쳤고, 그때마다 흔들림 없는 기량을 보이는 고다이라에 번번이 패했지만 내용을 놓고 보면 불안한 것은 이상화가 아니라 고다이라다.


이상화, 스피드스케이팅 500m 銀
36초대 진입…본인 세계기록 근접
컨디션 악화·하향세 ‘종지부’

매스스타트 최강자 이승훈
시즌 두번째 ‘역전’ 금메달
초반질주 변칙전술 주의해야



2010년 밴쿠버올림픽과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여자 500m를 연속으로 제패했던 이상화는 지난 시즌부터 무서운 기세로 단거리를 평정한 고다이라에게 정상을 내줬다. 이미 올림픽 2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이상화였기에 자연스레 전성기를 지나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왔다. 더구나 지난 시즌 당한 종아리 부상이 악화돼 몸 상태도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이상화는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이러한 예상과 우려를 보기 좋게 깼다. 비록 정상에 오르진 못했으나 기록을 점점 단축해 최근 세 번의 레이스에서 모두 36초대 진입에 성공하며, 2013년 자신이 세운 세계신기록 36초36에 근접해가고 있다. 2차 월드컵에서 주춤하며 두 번의 레이스에서 7위와 3위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는 매번 은메달을 차지했다.

고다이라로서는 지친 기색 없이 자신을 턱밑에서 추격하는 이상화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전날 1차 레이스에서는 이상화가 100m 구간을 고다이라보다 빨리 통과하기도 했다. 또 고다이라는 이날 2차 레이스를 포함해 몇 차례 부정 출발을 했으나, 이상화는 단 한 번도 출발 실수를 하지 않으며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다. 이상화가 지금의 속도로 컨디션을 회복해간다면 60여 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에서는 대반전을 노려볼 수도 있는 것이다.

이상화가 쫓아가는 입장이라면, 매스스타트 최강자 이승훈은 쫓기는 입장이다. 매스스타트 세계랭킹 1위인 이승훈은 이번 시즌 세 차례 열린 월드컵 매스스타트에서 두 번 금메달을 목에 걸며 정상의 면모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1차 월드컵과 이번 4차 월드컵 모두 막판 폭발적인 스퍼트를 통한 역전 우승이었다. 스위스의 리비오 벵거, 이탈리아의 안드레아 지오반니니, 뉴질랜드의 레이언 케이 등의 경쟁자들이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며 추격하고 있지만 아직은 이승훈의 아성에 미치지 못한다.

다만 매스스타트의 경우 실력보다는 전략과 눈치 싸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변수다. 이승훈은 보통 초반에 유유히 레이스를 이어가며 체력을 비축해 막판 스퍼트를 내는 스타일인데 일찌감치 치고 나가는 변칙 전술을 구사하는 선수들에 일격을 맞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지난 3차 월드컵 대회에서도 지오반니니가 6바퀴를 남기고 일찍 스퍼트를 시작한 후 속도를 높여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고, 이승훈은 마지막 스퍼트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13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결국 평창에서 다른 선수들의 변칙적인 레이스에 대처하고, 우리 선수들끼리의 팀워크를 강화하는 것이 메달의 관건이 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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