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불안한 대학건물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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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5   |  발행일 2017-11-25 제23면   |  수정 2017-11-25

지난 15일 일어난 포항 지진의 여파로 한동대가 큰 피해를 입었다. 진앙지와 가까운 한동대는 일부 건물 외벽이 무너지고 내부 천장과 벽 파편이 떨어지는 등 피해가 상당했다. 한동대는 전반적인 건물 안전진단과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다음달 3일까지 2주간 휴업을 하고 학사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인터넷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 학교 측에서 평소 지진에 대비한 대피훈련을 잘 실시해 비교적 규모가 큰 지진에도 불구하고 인명피해가 없는 것이 다행이었다. 학교구성원들이 비상대피 훈련을 충실히 한 덕에 재난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한 좋은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이번 포항 지진이나 지난해 경주 정도의 지진이 대구와 경산지역에 닥친다면 어떻게 될까. 대체적으로 역사가 깊은 지역대학은 내진 설계가 안 된 건물이 많아 피해가 많을 것으로 우려된다.

대구권 대학 건물은 대부분 1980~90년대나 그 이전에 지어진 것이 많아 내진설계가 거의 안 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0층 이상 고층 건물을 제외한 3~5층 저층 건물의 내진설계 비율은 더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대학에 확인한 결과 캠퍼스 내 건물의 내진 설계 비율은 20~50% 정도에 불과했다. 어떤 대학은 자체적으로 내진설계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서류가 없어 정확한 실태파악도 어렵다고 한다.

2000년대 들어 점차 내진설계 기준이 강화되면서 고층 건물은 지진규모 6.5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를 하고 있지만, 그 전에 지어진 저층 건물들은 대부분 내진설계가 안 된 것으로 각 학교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대학 캠퍼스 단과대학 건물은 대부분 3~5층으로 저층인 데다 내진설계 규정이 없거나 형식적으로 적용된 1990년대 이전 건물들이 많아 포항 지진 이상의 지진이 올 경우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각 대학은 자체 및 지자체와 합동으로 건물 안전진단에 나서는 한편 내진설계 유무, 실습실 등의 위험물 안전관리 강화, 기숙사 재난 대비태세 등을 점검하고 있지만 내진보강을 위한 예산마련은 막막하다. 국립대는 정부에서 내진 보강비로 내년에 500억원을 편성해 두었지만 많이 부족하다. 대학건물에 대한 내진보강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박종문 교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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